첫대면땐 “김정은 위원장님”… 공식석상선 ‘님’字 뺀 문재인 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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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통령님, 대통령께서” 존칭

‘대통령님’ vs ‘위원장’.

27일 첫 만남에서부터 100분간의 정상회담, 30분간 독대, 만찬까지 친밀한 호흡을 과시한 남북 정상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전 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얘기를 할 것”이라며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며 존대했다. 북측 최고 지도자가 남측 정상을 향해 ‘대통령님’이라고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께서 초청해 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말하는 등 ‘대통령께서’라는 말도 자주 사용했다. 앞서 2000,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란 공식 명칭으로만 불렀다. 우리 정부가 이번에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를 ‘여사’로 부르기로 한 것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남측으로 넘어올 때만 “여기까지 온 건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라며 밝게 웃었다. 30세 넘게 손아래로 ‘아들뻘’인 김정은에게‘님’자를 붙여 예우한 것. 다만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이나 판문점 선언 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선 ‘님’을 빼고 ‘김정은 위원장’으로만 불렀다.

남북 정상이 서로에게 존칭을 쓴 건 상호 신뢰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또 이날 회담 의제가 사전에 어느 정도 조율되면서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호감을 적극 표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서까지 ‘대통령님’으로 부른 것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정상 국가 지도자로서 유연한 모습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려는 김정은의 전략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두 정상의 물리적인 나이가 자연스럽게 반영된 장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남북 정상회담#문재인 대통령#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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