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 정상회담 시작 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자필로 이렇게 썼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위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필체였다. 2016년과 지난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지시할 때마다 공개된 글씨가 오른쪽으로 45도나 올라간 것에 비하면 각도가 20∼30도로 다소 내려갔다. 외국에서 유학한 경험 때문인지 외국인들처럼 1자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7자 가운데 선을 그은 대목도 눈에 띈다.
북한에선 김일성의 필체를 ‘태양 서체’로, 김정일의 필체를 ‘백두산 서체’로 명명하고 있다. 북한의 월간지 ‘조선예술’은 2014년 김정은이 아버지의 필체를 따라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소개했다. 올해 2월 청와대를 찾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김씨 일가 특유의 글씨체로 글을 남겼다.
필적 분석 전문가인 구본진 변호사는 김정은의 필체가 과거와 달리 가로선이 길어진 점에 주목했다. 그는 “가로선은 참을성을 상징하는데, 과거에 비해 가로선이 조금 길어진 듯하다. 김정은의 인내심이 늘어났다는 느낌을 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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