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때 자주파 핵심’ 베트남 대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0일 03시 00분


외교부, 김도현 삼성전자 상무 임명, “동맹파가 외교노선 성토” 투서 파문
문재인 대통령 당시 민정수석… 조사총괄, 윤영관 장관 사퇴… 북미라인 교체 삼성출신 김도현 대사 ‘이해상충’ 논란도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내 ‘(대미)자주파 대 (한미)동맹파 갈등’을 촉발한 핵심 인물 김도현 삼성전자 상무(52·사진)가 주베트남 대사로 임명됐다. 외교부는 29일 김 대사를 비롯한 대사 19명과 총영사 4명 등 총 23명의 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

김 신임 대사는 1993년 외무고시 27회로 외무부에 들어가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파견을 거쳐 이라크, 러시아,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등에서 근무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파 외교관’으로 분류되는 그는 참여정부 출범 1주년을 한 달 정도 남겨두고 외교부 북미국의 과장급 인사가 사석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젊은 보좌진에게 대통령이 휘둘린다” 등 노 전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미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을 청와대에 투서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일로 윤영관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물러났고 조현동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등 북미라인 인사들이 대거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투서를 받고 관련 사건 조사를 총지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 신임 대사 임명에 대해 “외부 추천이 있었다. 경력이나 언어, 지역 전문성을 포괄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베트남에 대규모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해 상충’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오해 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공직자의 책임감이나 외교부 시스템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김 대사가 어떤 성향인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뻔히 알고 있는데,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차대한 이벤트를 앞두고 굳이 이 시점에 인사를 내야 했느냐는 말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인사에서 다자통상외교 최전선인 제네바대표부 대사로는 백지아 외교안보연구소장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임명됐다. 백 신임대사는 외시 18회로 뉴욕, 유엔, 태국 등을 거쳐 외교부 국제기구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하는 다른 지역 대사 및 총영사 인사 내용. ▽대사 △주그리스 임수석 △주노르웨이 남영숙 △주몽골 정재남 △주볼리비아 김학재 △주브라질 김찬우 △주브루나이 윤현봉 △주사우디아라비아 조병욱 △주세네갈 최원석 △주싱가포르 안영집 △주알제리 이은용 △주이란 유정현 △주카타르 김창모 △주코스타리카 윤찬식 △주쿠웨이트 홍영기 △주튀니지 조구래 △주트리니다드토바고 성문업 △주파푸아뉴기니 강금구 ▽총영사 △주광저우 홍성욱 △주두바이 전영욱 △주우한 김영근 △주이스탄불 홍기원 ▽실장급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김인철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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