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김도현 삼성전자 상무 임명, “동맹파가 외교노선 성토” 투서 파문
문재인 대통령 당시 민정수석… 조사총괄, 윤영관 장관 사퇴… 북미라인 교체 삼성출신 김도현 대사 ‘이해상충’ 논란도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내 ‘(대미)자주파 대 (한미)동맹파 갈등’을 촉발한 핵심 인물 김도현 삼성전자 상무(52·사진)가 주베트남 대사로 임명됐다. 외교부는 29일 김 대사를 비롯한 대사 19명과 총영사 4명 등 총 23명의 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
김 신임 대사는 1993년 외무고시 27회로 외무부에 들어가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파견을 거쳐 이라크, 러시아,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등에서 근무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파 외교관’으로 분류되는 그는 참여정부 출범 1주년을 한 달 정도 남겨두고 외교부 북미국의 과장급 인사가 사석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젊은 보좌진에게 대통령이 휘둘린다” 등 노 전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미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을 청와대에 투서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일로 윤영관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물러났고 조현동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등 북미라인 인사들이 대거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투서를 받고 관련 사건 조사를 총지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 신임 대사 임명에 대해 “외부 추천이 있었다. 경력이나 언어, 지역 전문성을 포괄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베트남에 대규모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해 상충’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오해 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공직자의 책임감이나 외교부 시스템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김 대사가 어떤 성향인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뻔히 알고 있는데,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차대한 이벤트를 앞두고 굳이 이 시점에 인사를 내야 했느냐는 말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인사에서 다자통상외교 최전선인 제네바대표부 대사로는 백지아 외교안보연구소장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임명됐다. 백 신임대사는 외시 18회로 뉴욕, 유엔, 태국 등을 거쳐 외교부 국제기구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하는 다른 지역 대사 및 총영사 인사 내용. ▽대사 △주그리스 임수석 △주노르웨이 남영숙 △주몽골 정재남 △주볼리비아 김학재 △주브라질 김찬우 △주브루나이 윤현봉 △주사우디아라비아 조병욱 △주세네갈 최원석 △주싱가포르 안영집 △주알제리 이은용 △주이란 유정현 △주카타르 김창모 △주코스타리카 윤찬식 △주쿠웨이트 홍영기 △주튀니지 조구래 △주트리니다드토바고 성문업 △주파푸아뉴기니 강금구 ▽총영사 △주광저우 홍성욱 △주두바이 전영욱 △주우한 김영근 △주이스탄불 홍기원 ▽실장급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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