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먼저 “완전-신속 비핵화” 꺼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0일 03시 00분


“수교 조건부… 트럼프에 전해달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전 회담서 언급
“5월중 북부 핵실험장 폐쇄할 것… 한미 전문가-언론 초청해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육성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 수교를 조건으로 완전하고 신속한 비핵화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9일 “김 위원장이 오전 정상회담에서 먼저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했다”고 확인한 뒤 “이로 인해 판문점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를 담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1시간 40여 분간 진행된 오전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선언문의 내용에 모두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가진 비공개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얘기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걱정하지 말라는 사인을 보낸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 날인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런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29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종전 선언과 상호 불가침 조약이 체결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은은 이어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를 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정은은 회담에서 5월 중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해 북부 실험장 폐쇄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비핵화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깜짝 제안’인 셈이다. 이는 원래 정상회담 의제에는 없었다. 윤 수석은 “핵실험장 폐쇄 및 대외 공개 방침 천명은 향후 논의될 북한 핵의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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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추천 많은 댓글

  • 2018-04-30 08:02:06

    학살자 김정은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는 트럼프의 3개항모전단,2개상륙전단 동원한 북한붕괴작전덕분. 아라크사담후세인같은 운명에 풍전등화같은 김정은이 목숨과 정권유지를위한 골육지책. 상황이바뀌면 어떻게 돌변할지 아무도모른다. 항상 경계해야한다.

  • 2018-04-30 10:28:03

    폐기되고 있는 핵 실험장을 폐기하는 것이 무슨 비핵화며 북핵을 폐기하는 것입니까? 말도 안 되는 것을 핵폐기로 둔갑시키려는 종북하는 문재안과 기자들의 꼼수가 더 한심하다는 생각으로 판단할 줄도 모르는 자들이 날뛰는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 2018-04-30 10:35:09

    김정은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북핵이 몇 개 존재하는데 이것들을 모두 검증받고 폐기하겠다는 공언하고 사찰 받겠다고 선언하며 시행하지 않는 한 북핵폐기라는 말을 남용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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