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6·13지방선거 전부터 야권 통합 논의를 시작하자. 선거용 후보 단일화나 선거 전 통합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야권의 통합 노력과 비전을 제시할 때, 유권자들은 보수의 미래를 보고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올 것이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경기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현 지사는 30일 경기 수원 굿모닝하우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야권 대통합론’을 꺼냈다. 그러면서 야권 통합 논의가 더딘 원인을 “야권 지도자들의 사심(私心)” 때문이라고 했다. 남 지사는 “사심을 버리고 함께 대안과 비전으로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견제할 때 야권 후보들에게 희망이 생긴다”고 했다. 다음은 남 지사와의 일문일답.
―매 맞는 ‘사과 동영상’도 찍었다. 보수가 가장 잘못한 게 뭔가.
“부모가 자녀를 야단칠 때, 가장 답답한 게 무얼 잘못한지도 모를 때다. 지금 보수의 시대정신은 통합이다. 그런데도 야당끼리 서로 ‘이번 판에 너를 죽이고 가겠다’고 싸우고 있으니, 서울시장 선거에서 2등 자리를 놓고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분노만 불러일으킨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정책이 뭐가 그렇게 다른가.”
―남 지사가 말하는 “그래서 우리도 망했다”는 의미가 뭔가.
“최저임금 문제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제 제기를 안 하고 바로잡지 않으면 국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 민주당원 ‘드루킹’의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이 벌어졌는데 추미애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김경수 의원을 응원하고 있으니 제정신이 아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얹혀 가는 우리가 했던 잘못된 길로 따라가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만 놓고 볼 때 이재명 전 시장의 인기가 만만찮다.
“기초자치단체장인 이 전 시장은 단기간에 인기를 모았다. 압축성장의 이면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있다. 그러나 바람으로 흥한 것은 역풍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내가 4년 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초반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게 30%포인트 크게 앞섰지만 선거 당일 출구조사 결과 패배하는 것으로 나왔다. 막상 결과를 보니 겨우(4만3157표 차) 이겼다. ‘원사이드’한(일방적인) 선거는 없다. 결국 51 대 49 싸움이다.”
―이 전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나와 이 전 시장은 극명하게 다르고, 이 부분이 경기도지사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성장 과정도 다르지만 내가 성장과 선택적 복지를 주장한다면 그는 분배와 무상 복지를 내세운다. 치열하게 토론하면 내가 이긴다. 이 시장의 흙수저 스토리가 유리하지만은 않다. 성장 과정을 통해 어떤 정치 철학과 정책적 태도가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하다.”
―현직 지사로서 남경필의 강점과 공약은 뭔가.
“남경필을 갈아 치울 이유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남경필 정책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선거다. 대한민국 성장 동력도 ‘광역서울도’에서 찾아야 한다. 경기, 서울, 인천을 통합하고 각종 금 긋기와 규제를 없애고 5대 광역 도시권으로 재편해야 한다. 당장 서울과 경기의 경계가 없어지면 버스노선이 바로잡힌다. 경기의 300만 도민이 아침마다 일터로 가는 데 85분을 쓴다. 평균 10분만 줄여도 1조1000억 원의 경제 이득을 얻는다.”
―남북 정상회담 국회 비준이 논란인데….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정부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유지 등 야당의 우려와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성공할 수 있다. 국회 설득도 하기 전에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부터 꺼낸 것은 성급했다. 급하게 가면 체한다.”
::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 프로필 ::
△출생일: 1965년 1월 20일 △출생지: 경기 용인시 △가족: 2남 △혈액형: B형 △학력: 연세대 사회사업학과 학사, 미국 예일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재산: 43억1581만 원(2018년 3월 기준) △저서: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 ‘시작된 미래’ ‘새로운 권력자들’ △주요 경력: 34대 경기도지사, 15·16·17·18·19대 국회의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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