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운전기사로 일한 인물은 성남시 임기제 공무원…진실공방 계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일 21시 35분


더불어민주당이 폭력조직 출신 사업가 측으로부터 차량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 후보에 대한 공천 재심 여부를 이르면 4일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한다. 은 후보는 19대 국회의원을 거쳐 2016년 4월 20대 총선에 낙선한 뒤 현 정부 청와대에서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2일 “경기도당이 은 후보의 차량 이용횟수 등을 조사한 결과를 중앙당에 보고했다. 재심 여부에 대한 지도부 결정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앞서 은 후보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최 모 씨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간 일하면서 월급 200만 원과 차량 유지비 780만 원을 성남지역 업체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외국 전자제품의 국내 유통업체 중 한 곳인 K사는 성남 지역 폭력조직 출신인 이 모 씨가 소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해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대 탈세를 한 혐의로 이 씨를 지난 해 12월 구속 수감했다.

이런 가운데 최 씨가 은 후보의 운전기사를 한 뒤에는 성남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논란은 더 확산되고 있다. 최 씨는 지난해 7월 성남시 대중교통과가 모집한 공무원 임용시험 공고에 응시해 같은 해 9월 채용됐다. 은 후보의 운전기사를 그만둔 지 4개월 만에 6.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시 공무원으로 뽑힌 것. 당시는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현직 성남시장이던 때다. 최 씨는 지난 달 30일 성남시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민주당 최고위에서는 2일 시·도당 공천재심위원회에서 올린 15건의 인용·기각·보류 결정을 내렸으나, 은 후보 건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재심 여부에 대해 당 지도부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데 따른 걸로 보인다. 실제 당 일각에서는 은 후보가 이 씨의 지원 사실을 몰랐더라도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후보 교체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당 관계자는 “성남뿐만 아니라 수도권 판세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정리해야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은 후보가 최 씨 차량을 이용한 횟수가 실제로는 미미한데다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증거는 없어 후보 교체는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은 후보는 “최 씨는 자원봉사로 운전을 도운 것이며, 이 씨로부터 최 씨를 소개받은 사실도 없다. 불법 정치자금은 수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기초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내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 중구청장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가 이날 최고위에서 “밀실 전략공천을 없애 달라”며 항의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중랑구청장 예비후보는 전략공천에 항의해 당 대표실 앞에서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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