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 될지몰라”… 연이은 거친 발언에 당내서도 논란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일 03시 00분


당내 ‘발언 수위 조절’ 요구 거부… “창원에 빨갱이들 많다” 막말도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연일 비판을 이어가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가 2일 “세상이 미쳐 가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아마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홍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당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되지도 않은 북핵 폐기를 다 된 것처럼 선전하고, 국민을 선동하고, 포악한 독재자가 한 번 웃었다고 신뢰도가 77%까지 올라갔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대표의 이런 발언은 여론이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호의적인 만큼 ‘수위 조절’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비판을 정면 거부한 것이다. 홍 대표는 “창원에 빨갱이들이 많다”고도 했다. 행사장 앞에서 민중당 관계자들이 자신을 향해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서다. 홍 대표는 ‘빨갱이’란 말이 논란이 되자 이후 만찬 자리에서 “빨갱이란 의미는 경상도에서 반대만 하는 사람을 두고 우리끼리 농담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홍준표 구하기’에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대표에 대한 지나친 인신공격을 자제해 달라”며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핵 폐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입장을 완고하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입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야당 대표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소리를 안 내주면 누가 이야기하겠냐”며 두둔했다.

하지만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잇따라 홍 대표를 원망하고 있다. 안 그래도 표 얻기가 어려운데 홍 대표의 강성 발언으로 더 힘들다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가 직접 지은 지방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에 대해 “함의를 떠나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홍준표#막말#남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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