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연일 비판을 이어가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가 2일 “세상이 미쳐 가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아마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홍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당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되지도 않은 북핵 폐기를 다 된 것처럼 선전하고, 국민을 선동하고, 포악한 독재자가 한 번 웃었다고 신뢰도가 77%까지 올라갔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대표의 이런 발언은 여론이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호의적인 만큼 ‘수위 조절’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비판을 정면 거부한 것이다. 홍 대표는 “창원에 빨갱이들이 많다”고도 했다. 행사장 앞에서 민중당 관계자들이 자신을 향해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서다. 홍 대표는 ‘빨갱이’란 말이 논란이 되자 이후 만찬 자리에서 “빨갱이란 의미는 경상도에서 반대만 하는 사람을 두고 우리끼리 농담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홍준표 구하기’에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대표에 대한 지나친 인신공격을 자제해 달라”며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핵 폐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입장을 완고하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입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야당 대표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소리를 안 내주면 누가 이야기하겠냐”며 두둔했다.
하지만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잇따라 홍 대표를 원망하고 있다. 안 그래도 표 얻기가 어려운데 홍 대표의 강성 발언으로 더 힘들다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가 직접 지은 지방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에 대해 “함의를 떠나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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