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당국 “北-美, 최근 비공식 접촉 통해 원칙적 합의”
北 “IAEA의 임의 조사 수용… 핵물질-무기 투명 공개”
폼페이오 “영구 핵폐기”… 기존 CVID 대신 PVID 언급
북한과 미국이 다가올 정상회담에서 2020년 말까지 비핵화를 완료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핵 시설과 기존 핵무기 폐기에 대한 검증 강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미국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이 같은 내용을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미는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비공식 접촉을 통해 비핵화 검증 방식에 대한 집중 조율에 들어갔다.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극비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북한 내 핵 시설과 무기 등에 대한 검증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데 큰 틀에서 합의했고, 북-미 당국이 최근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섰다는 것.
북-미 간 비공개 실무접촉에서 북한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주요 핵 시설과 기존 핵무기의 폐기를 완료하고 이에 대한 집중 검증을 진행한다는 로드맵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핵 폐기와 검증 완료 시한으로 제시한 ‘2020년 말’을 북한이 어느 정도 수용했다는 얘기다.
또 북한 내 산재한 지하 핵 시설이 최대 1만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은 국제사회에 핵물질과 핵무기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정보 당국자는 “북한이 ‘특별사찰’ 요구까지 수용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별사찰은 사전에 보고가 되지 않은 시설이라도 핵 활동 의심 시설이 추가로 있다고 판단될 때 IAEA가 조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1992년 IAEA의 특별사찰 요구를 거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등 특별사찰에 극심한 거부 반응을 보여 왔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날 “북한이 핵무기 사찰에 응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의사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앙정보국(CIA) 당국자와 핵 전문가 등 3명이 지난달 말부터 1주일가량 방북했다”면서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2일(현지 시간) 취임식에서 기존 북핵 해법으로 강조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PVID·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를 제시했다. ‘완전한’을 ‘영구적인’으로, ‘비핵화’를 ‘핵 폐기’로 바꿔 핵·미사일 개발 능력을 불능화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PVID의 대상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으로 규정하고 “지체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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