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엔 입닫은 김경수 “한국당 몰염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5일 03시 00분


댓글 여론조작 관련 경찰 출석
포토라인서 야당 비판에 집중… “특검보다 더한 조사도 받을것”
핵심 의혹 질문에는 답변 안해… 경찰 일각 “면죄부 주려 조기소환”

‘드루킹’ 일당의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4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드루킹’ 일당의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4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51)이 4일 경찰에 출석했다.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속 기소)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의 참고인 신분이다. 김 의원은 조사 전 3분 가까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의혹이나 거짓말 논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50분경 하얀색 카니발 승합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도착했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 앞서 “그동안 여러 차례 신속하게 수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소 늦긴 했지만 오늘이라도 조사가 이뤄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포토라인에서 2분 30초가량 입장을 밝혔다. 표정은 시종일관 당당했다. 대부분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자유한국당 비판에 시간을 할애했다. 사건의 초점을 정치공세에 맞추려는 의도로 보였다. 김 의원은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히 임해 내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 한국당도 정당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한 추경 예산안과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거부하며 노숙 농성을 펼치는 건 국민에게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드루킹 사건의 본질에 대해선 말을 흐렸다. 댓글 여론 조작을 미리 알았는지와 김 씨의 인사 청탁을 청와대에 전달한 이유 등을 묻자 그는 “이미 여러 번 입장을 밝혔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김 의원은 ‘김 씨 측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 여론 조작을 했는지 몰랐다. 선플 운동을 하는 줄로만 알았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 일당이 언제부터 댓글 여론을 조작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조작 내용이 담긴 클라우드서버 ‘킹크랩’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 안팎에서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려 서둘러 소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이날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 씨(49)와 김 씨의 측근 A 씨(49·온라인 닉네임 ‘성원’)를 불러 대면 조사했다. 지난해 9월 경기 고양시의 한 일식당에서 500만 원을 주고받은 경위 등을 놓고 두 사람의 엇갈리는 진술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동주 djc@donga.com·신규진·구특교 기자
#더불어민주당#김경수#드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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