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하이힐 신고 법정 출석… 취재진에 두차례 고개 숙여 인사
“고영태 황제 재판, 나에겐 잔인”
국정농단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최순실 씨(62·구속 기소)가 4일 법정에서 딸 정유라 씨(22)를 만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씨는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딸을 1년간 못 보고 있어서 2분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는데 (검찰이)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검사(서울중앙지검장)가 고영태는 ‘황제 재판’을 받게 하면서 저한테는 너무 잔인하게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씨는 오후 재판을 마친 뒤에는 공판검사를 향해 “반성 좀 하시라”고 외쳤다.
고영태 씨는 관세청 고위직 인사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69·사법연수원 4기)는 이날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최 씨가 11일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대수술이라 (수술 후) 생사를 알 수 없으니 딸을 접견하게 해 달라’고 수차례 신청했지만 구치소가 불허했다”고 밝혔다.
평소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에 마스크를 쓰던 최 씨는 이날은 마스크를 벗고 ‘꽃단장’을 한 채 법정에 나섰다. 최 씨는 굽 높이 5cm의 하이힐을 신은 탓에 법원 청사 앞 호송차에서 내리다가 발을 삐끗하며 넘어지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서도 두 차례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 변호사는 최 씨의 달라진 모습과 태도에 대해 “추측건대 수술을 앞두고 ‘나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나름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려는 생각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