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한 최순실 “딸 만나게 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5일 03시 00분


마스크 벗고 하이힐 신고 법정 출석… 취재진에 두차례 고개 숙여 인사
“고영태 황제 재판, 나에겐 잔인”

국정농단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최순실 씨(62·구속 기소)가 4일 법정에서 딸 정유라 씨(22)를 만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씨는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딸을 1년간 못 보고 있어서 2분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는데 (검찰이)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검사(서울중앙지검장)가 고영태는 ‘황제 재판’을 받게 하면서 저한테는 너무 잔인하게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씨는 오후 재판을 마친 뒤에는 공판검사를 향해 “반성 좀 하시라”고 외쳤다.

고영태 씨는 관세청 고위직 인사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69·사법연수원 4기)는 이날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최 씨가 11일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대수술이라 (수술 후) 생사를 알 수 없으니 딸을 접견하게 해 달라’고 수차례 신청했지만 구치소가 불허했다”고 밝혔다.

평소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에 마스크를 쓰던 최 씨는 이날은 마스크를 벗고 ‘꽃단장’을 한 채 법정에 나섰다. 최 씨는 굽 높이 5cm의 하이힐을 신은 탓에 법원 청사 앞 호송차에서 내리다가 발을 삐끗하며 넘어지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서도 두 차례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 변호사는 최 씨의 달라진 모습과 태도에 대해 “추측건대 수술을 앞두고 ‘나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나름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려는 생각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
#최순실#국정농단#정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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