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변화 거부하는 힘 여전히 강고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1일 03시 00분


SNS에 취임1년 대국민 인사말
“앞으로 못 가게 뒤에서 끌어당겨… 적폐 청산, 가야할 길 아직 멀어”
개헌무산 등 정치권에 불만 토로

청와대 춘추관 예고 없이 방문 취임 1주년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을 예고 없이 방문해 
기자들에게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념행사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처음처럼,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란 대국민 메시지만 발표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춘추관 예고 없이 방문 취임 1주년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을 예고 없이 방문해 기자들에게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념행사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처음처럼,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란 대국민 메시지만 발표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뒤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여전히 강고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1년을 맞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처음처럼,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라는 대국민 인사말에서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한 1년이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도 필요한 분야에선 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면서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고자 한 1년이었다”며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고자 한 1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으로 보면 여전히 그 세상이 그 세상 아닐까 싶다”며 “그래도 분명히 달라지고 있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 1년이었길 진정으로 바란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뒤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여전히 강고하다”고 강조한 뒤 “하지만 국민들께서 지금까지 해주신 것처럼 손을 꽉 잡아 주신다면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적폐 청산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보복 논란과 함께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이 사실상 무산되고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놓고 여야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국민투표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6월 개헌이 어려워지자 “저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국회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안보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제안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8개월째 표류 중인 데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다. 광장의 소리를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초부터 언급해 온 ‘촛불 정신’의 계승을 강조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그러면서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음 많이 달라졌어. 사는 것이 나아졌어’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 평화가 일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한중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일본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1년 기자간담회나 국정보고회 등 통상적인 행사 없이 청와대 인근 주민들과 서울맹학교, 서울농학교 학생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연 ‘작은 음악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을 예고 없이 방문해 “아주 숨이 가쁘게 느껴지던 때가 여러 번 있었다”라며 “가장 중요한 북-미 정상회담이 남아 있는데 제대로 잘 끝나고 나면 여유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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