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싱가포르 북미회담, 애초 1순위는 판문점”…회담장소 1주일전 통보받아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5월 11일 11시 46분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는 11일 북미정상회담이 6월12일 싱가포르 개최로 확정된 것과 관련, 판문점이 회담 장소 1순위로 거론됐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싱가포르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우리 정부가 미국 측으로부터 이 사실을 일주일 전에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4·27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화한 내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6월 12일 무렵에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정의용 안보실장이 일주일 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러 갔을 때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이 관여할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북미회담과 관련한 실무적 논의를 하고 북한의 현재 사정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해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한미가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된 곳은 판문점과 싱가포르, 인천 송도 등 세 곳이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과정에서 (송도를)한번 언급했는데 큰 의미는 없었다. 더 이상 대화 진척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문점과 싱가포르 중에서는 판문점을 1순위로 놓고 검토했고, 가장 많은 대화를 한 것도 판문점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이 가장 많았던 것도 판문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내 평화의집과 자유의집이 어디에 있는지, 회의할만한 장소인지 등을 물었다는고 한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미국 측에 평양으로 회담장소를 유치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등 변수가 계속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저희는 결정이 어떻게 날지 지켜봤고 확정 때까지는 변동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서 문 대통령과 통화했고, 판문점을 배제한 것에 대한 약간의 미안함이랄까. 문 대통령에 대한 그런 배려를 해서 그날 전화통화를 했던 것으로 저는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최종 확정된 것에 대해 “보편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측은 제3국 중에 제네바를 선호했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이동할 수 있는 비행기 거리 등을 고려해서 싱가포르가 선택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개최를 구상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거기까진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남북미가 만나는 내용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께)말씀하셨다”며 “(트럼프 대통령도)관심을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북미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확정되면서 종전선언 주체가 남북미 3자가 아니라 남북미중 4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그런 내용들까지 합쳐서 한미정상회담때 논의하지 않으실까 싶다”고 언급했다.

애초 5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북미회담 시기가 늦춰진 데 대해서는 “미국 중간선거의 유세일정이 상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미회담의 성과하고는 별 관련성이 없지 않나 싶다”고 평가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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