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북미회담 확정되면 통화예상
靑 “언제 이뤄질지 모르겠다”… 북미 직접 접촉에 한국 뒷전 우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에 직접 전화통화를 하기 위해 설치된 ‘핫라인’이 개설된 지 20일이 넘도록 울리지 않고 있다. 당초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던 청와대도 통화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청와대는 14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 시점에 대해 “언제 통화가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3월 방북 때 북한과 합의한 남북 정상 핫라인은 지난달 20일 설치 및 시험 통화가 완료됐다. 당시 청와대는 “마치 옆집에서 전화하는 듯한 느낌”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로 결정이 된 뒤에도 남북 정상은 아직 통화를 갖지 않고 있다.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핫라인은 통화를 위한 통화보다는 두 정상 간 어떤 대화를 나눌지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직접 나서 담판을 지어야 할 만한 현안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과 평양이 직접 나서 조율하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한국과의 현안 논의보다는 싱가포르 담판에 들고 갈 카드와 얻어낼 보상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라며 “청와대도 형식적인 통화는 하지 않겠다는 태도라 핫라인 가동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 간 통화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까지도 미뤄질 수 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간 이견이 있어 통화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오면 또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내용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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