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정부가 발송한 방북 기자단 명단 수령을 거부했다. 북한은 미국과 영국 등 초청을 받은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도 비자 발급 등을 위한 안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선전하기 위해 23∼25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는 18일 “북측의 초청에 따라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 측 기자단 명단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측이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16일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한국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기자단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21일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서 전용비행기로 갈아타고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출발 3일 전인 이날 명단 수령을 거부해 방북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소식통은 “일부 국가는 북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개별 접촉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 등의 언론사도 아직 비자 발급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명단 수령 거부 이유를 별도로 설명하진 않았다. 다만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만큼, 방북 기자단 명단 수령 거부 역시 한국과 미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시험발사 중단 등 핵동결 조치를 선언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정이 촉박하지만 일단 주말까지는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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