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쪽통과 日로 빠져나가… ‘동해 사격훈련’ 과거와 다른 모습
“北 반발 의식한 수위조절” 관측… “핵담판 앞 美의 대북압박” 분석도
다음 달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핵담판’이 예고된 가운데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17일 한반도 인근에서 비행훈련을 실시했다.
1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17일 새벽 괌 앤더슨 기지를 이륙한 B-52 편대는 한반도 남쪽 상공을 통과해 일본 오키나와(沖繩)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다만 준영공에 해당하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는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미 전폭기들이 KADIZ로 들어와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지형 숙달과 모의사격 훈련을 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25일까지 진행되는 ‘맥스선더(한미 연합 공군훈련)’와 무관한 훈련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B-52의 맥스선더 참가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맥스선더 반발과 북-미 정상회담 재고 으름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 전략무기인 B-52의 한반도 전개를 최대한 자제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판’을 뒤엎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봐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최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를 만난 자리에서 B-52가 맥스선더에 불참할 것이고, (단독훈련을 해도) 당분간 KADIZ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문 특보가 이를 “송 장관이 B-52의 맥스선더 참가를 취소시켰다고 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가 논란을 빚었다는 것이다. 한편에선 핵담판을 앞둔 미국의 대북 압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대표적 핵우산 전력인 B-52는 사거리 2500km가 넘는 핵탑재 공중발사 순항미사일(ALCM)을 최대 20발가량 탑재한다. KADIZ 밖에서도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의 ‘핵 타격권’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경고 의미도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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