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78·구속 기소)이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이 첫 재판을 받은 지 정확히 1년째 되는 날인 23일 처음으로 법정에 나선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9년째 되는 날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을 연다. 앞서 3차례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지만 정식 공판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회삿돈 349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와 111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리는 법정은 박 전 대통령이 첫 재판을 받은 곳과 같은 장소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남색 정장 재킷에 수인번호 ‘503’이 적힌 둥근 배지를 달고 법정에 나서 3시간 동안 재판을 받았다.
이날은 이 전 대통령이 전임자인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치적 곤경에 빠졌던 날이기도 하다.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수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 인근에서 투신했다. 이 일로 이 전 대통령은 야당으로부터 보복수사를 벌였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 정반대 처지에 놓인 이 전 대통령 역시 청와대와 검찰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올 1월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며 검찰과 문재인 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열리는 같은 시간에 봉하마을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9주기 추도식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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