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故구본무 회장, 핍박받던 시절 봉하로 ‘약밤나무’ 보내”…무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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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22일 10시 37분


故 구본무 회장

봉하마을 추모공원에 있는 약밤나무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페이스북
봉하마을 추모공원에 있는 약밤나무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22일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김 후보는 故 구본무 회장의 발인이 진행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본무 LG그룹 회장님의 명복을 빌며 - 봉하마을 약밤나무에 얽힌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김 후보는 우선 고인에 대해 “멀리서 삼가 조의를 표한다. 마음이 깊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속깊은 분이었다”며 “우리 진주 분이기도 해서 더 그렇지만, 저는 회장님을 특별하게 기억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시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갔을 때의 일이다. 그때는 대기업의 회장들도 동행해 남북경협 논의를 하기도 했고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함께 먹기도 했다”며 “노 대통령님께서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면서 자그마한 밤이 참 맛있다고 다들 먹어보라고 권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뒤, 봉하마을을 지키고 있을 때였다. 구본무 회장께서 사람을 보내 봉하에 뭘 보내겠다고 연락을 주셨다. 며칠 뒤 북에서 대통령이 드셨던 바로 그 약밤나무 묘목이 봉하로 왔다”며 “구 회장님은 남북정상회담 후 북측에 약밤나무를 얻기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던 모양이다. 그렇게 어렵게 구해서는 당신의 농장에서 묘목으로 키우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님 돌아가시고 나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묘목을 키워 봉하마을로 보내주신 것”이라며 “사저 근처에 그 사연 많은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몇해 전 대통령님 묘역 주변에 조성된 추모공원으로 3그루를 옮겨 심었다고 한다. 당시는 봉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핍박 받던 시절이라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셨고, 제게는 그 일로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다. 이제 가신다 하니 그 인연이라도 이렇게 기록해두고 싶었다”며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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