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분량의 입장문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준비한 입장문을 살펴보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이 전 대통령이 자필로 쓴
11쪽 분량의 입장문을 찍은 사진과 입장문 전문이 올라왔다. 사진공동취재단·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나는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23일 오후 2시 17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 첫 재판에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77·구속 기소)이 A4용지만 한 연두색 공책에 적힌 11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기 시작했다. 재판장인 정계선 부장판사(49·여)가 ‘앉아서 읽어도 된다’고 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꼿꼿이 서서 3000여 자 분량의 입장문을 12분 동안 읽어 내려갔다. 말투는 단호했다.
○ ‘연설하듯’ 12분간 입장문 낭독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와 방청석을 자주 바라보며 연설하듯 12분간 입장문을 낭독했다.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사면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공소사실을 반박하면서는 검사석을 5초간 노려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측근들을 증인으로 부르지 않는 이유도 직접 밝혔다. “증인 대부분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저와 밤낮없이 일했던 사람이 많고, 그 나름대로 피치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의 왼쪽 가슴에는 ‘동부(구) 716’이라고 적힌 흰색 둥근 배지가 달려 있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고 수인번호는 716번이라는 뜻이다.
이 전 대통령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말할 때는 목소리가 갈라졌다. 고개를 돌려 “쿨럭, 쿨럭” 크게 기침을 두 번 한 뒤에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500mL 생수병을 들고 꿀꺽 목을 적신 뒤에야 기침이 잦아들어 말을 이어갔다.
○ 수갑·포승줄 없이 호송차 내려
이날 낮 12시 59분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수감되기 전보다 많이 수척한 모습이었다. 호송차에서 내릴 때는 수갑을 차거나 포승줄에 묶이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은 5월 23일 첫 재판 때 수갑을 찬 채 호송차에서 내렸다. 이 전 대통령의 손이 묶이지 않았던 것은 지난달 ‘수용 관리 및 계호 업무 등에 관한 지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여성 등은 법정 출석 때 구치소장의 허가를 받아 수갑이나 포승줄을 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 전 대통령은 65세 이상 고령자 적용을 받은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2시 1분 법정에 들어섰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셔터 세례를 의식하지 않고 측근들에게 간단히 목례를 했다. 법정을 가로질러 뚜벅뚜벅 걸어가 강훈 변호사(64) 왼쪽 피고인석에 앉았다. 재판이 시작된 뒤 정 부장판사가 직업을 묻자 “무직”이라고 답했다.
오후 4시 5분 삼성의 소송비 대납 혐의에 대해 검찰과 공방을 벌이던 도중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한 말씀만 올리겠다”고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5년간 청와대 본관에는 기업인이 한 사람도 들어온 적이 없다. 그것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6)이 왔다면 모르지만,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72)을 대통령 방에 데려왔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어디 삼성 부회장이 약속도 없이 들어오나”라고 불쾌한 기색을 비쳤다. 이에 검찰이 반대 입장을 밝히려 하자 이 전 대통령은 “검찰하고 싸운다는 뜻은 아니다. 그만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재판은 시작한 지 약 5시간 만인 오후 7시 6분에 끝났다. 두 번째 재판은 28일 열린다.
댓글 5
추천 많은 댓글
2018-05-24 08:06:46
전세계적 불황 늪에서 경제를 지탱했던 훌륭한 국가지도자에게 이런 수모로 되갚는 좌익 정권의 말로를 지켜볼 것이다. 아니면 남미꼴의 저급한 사회로 전락되는 비참한 나라꼴을 보게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 어떻게 일궈온 나란데 시위전문 좌파정권이 나라를 다 망치려 드는가?
2018-05-24 10:52:15
아마도 어제저녁에 김경수,노무현의 자식 노건호등은 노무현의 기일에 복수를 했다고 보고하며 파안대소 했을것이다.그러나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원한은 또다른 원한이 너이들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앞으로 누군가는 노무현과 그가족들의 죄과와,무능했던 대통령시절을 파해치리라.
2018-05-24 11:11:01
아직 물이 안빠졌군. 3,6개월후의 모습을 다시 보자. 난 이명박이란 인물 보다는 다스의 실 소유주에 대한 많은 물증을 아직도 부정하고 뻔뻔하게 국민을 속이는 저 행동이 개탄스럽다. 진실의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