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 김연호 연구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미국)TV와 라디오 뉴스 채널에서 하루 종일 북미회담 취소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다루고 있다”며 “이 사실(회담 취소)에 대해서는 굉장히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열리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정상회담의 판을 깨지는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도 불구하고 회담을 전격 취소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을 못 박고, 반드시 그날 (회담을)해야 되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에게 어떤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에 미국과 북한 간에 여러 가지 공방이 있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다혈질 자아가 강하지 않은가”라며 “그런 부분과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적인 결정에 좀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악관 강경파의 영향력, 이것도 무시할 수는 없었을 텐데 최종적인 결정은 대통령이 하지 않는가. 그리고 공개 서한을 보면 그 말투라든가 이런 논리적인 전개 방식이 굉장히 트럼프 대통령스럽다”며 “그래서 이건 대통령 본인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봐야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행태는 ‘나 자신과 미국은 북한보다 강하다, 미국의 압박으로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는 논리였는데, 바로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국가안보보좌관 또 부통령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북한이)비판을 했을 때는 거기에 대해서 더 강력한 반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이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한 데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실시했음에도 회담 취소 결정을 내린 미국 측의 조치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과 관련해서는 “사실 정상회담 자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은 과연 우리가 만나서 무엇을 논의하느냐, 무엇을 어떻게 발표하느냐 이것이다”라며 “우리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데서 엿볼 수 있듯이 그 부분에서는 굉장히 간극이 크다”고 말했다.
이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가 아까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서한에 대해서 매우 트럼프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또 한편으로 보면 트럼프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이전에는)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김정은을 만난다’ 는 굉장히 극단적인 두 개의 축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표현을 절제하고 그리고 전쟁 위협 이런 것을 피하고, 협상을 계속하고 싶다는 그런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봤던 트럼프 대통령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아직은 그렇게 성급하게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회담의 전체적인 판이 깨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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