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전날 열린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 한 차례도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27일 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 중국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던 것과는 다른 대목이다. 청와대는 23일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종전선언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이런 청와대의 기류는 백악관의 중국을 향한 의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돌변에 대해 “두 번째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김정은의 태도가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은 중국이 북한에 ‘잘못된 조언’을 했다고 보고 있다”며 “백악관의 의중을 읽은 청와대도 굳이 중국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북-미 회담이 무산되면 어렵게 조성한 한반도 대화 기류가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23일 오전 1시(한국 시간)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 86시간 만인 26일 오후 3시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난 것도 이 같은 절박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는 중국과의 공조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필수”라며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중국의 참여는 닫혀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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