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6일 남북 정상회담은 의전을 최소화한 ‘실무형 회담’이었지만 눈길을 끄는 장면이 여럿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 로비에서 김정은을 만나 백두산 그림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방명록(사진)을 작성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2018. 5. 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어떤 글을 남기는지 궁금했던 듯 방명록을 흘깃 쳐다보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용어를 직접 명기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존재를 ‘국가 대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이렇게 조미 정상회담이라는 아주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남북이) 협력해 나가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오늘이 뜻깊다”고 말하는 등 ‘북미’의 북한식 표현인 ‘조미(조선과 미국)’라는 표현을 두 차례 사용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배웅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왼쪽, 오른쪽, 왼쪽으로 옮겨가며 3번 포옹을 나눴다. 3차례 포옹은 스위스식 인사법 비주(bisous)의 일종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0대 시절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했다. 스위스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고위공무원은 “스위스 사람들은 2번만 포옹을 하면 약간 어색하게 생각할 정도로 3번 포옹을 중시한다. 원래 볼을 3번 맞대기도 하는데, 약식으로만 비주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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