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美서도 ‘유연한 협상태도’ 인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9일 03시 00분


‘펜스 저격 담화’ 악역 맡았지만 대미라인 핵심… 영어도 능통
최영림 前총리 수양딸인 ‘금수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로 전면에 나서면서 그의 이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선희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겨냥해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저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게 만들었다가 이번에는 실무회담 주역으로 나섰다.

최선희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악연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행을 결정할 중책을 맡은 건 그를 빼고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 대미라인의 핵심인 최선희는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 △6자회담 북측 차석대표 △북아메리카국장 겸 미국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1990년대부터 6자회담 등 주요 협상에서 통역을 전담할 정도로 영어에 능통해 뉴욕, 제네바 등 채널을 통해 대미 협상을 주도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측 인사들과 첫 대면 접촉에 나선 인물도 최선희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 역시 최선희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다고 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외교관들은 앵무새처럼 준비한 말만 반복하는데 최선희는 생각이 유연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 배경에는 최선희가 한때 북한의 3인자였던 최영림 전 내각 총리의 수양딸이라는 ‘금수저 스펙’도 자리 잡고 있다. 그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와 중국 베이징에서 같은 시기에 유학을 하기도 했다. 최선희는 실무접촉 미국 측 대표인 성 김 주필리핀 미대사와도 인연이 있다. 두 사람은 2005년 북핵 6자회담에서 각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협상장에서 필요하면 둘이 따로 한국어로 대화하며 실타래를 풀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최선희#성김#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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