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사진)는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로 앞서 있는 박 후보와 일대일 맞대결 구도를 부각해 야권 대표선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박 후보가 시장이 되고 나서도 시민단체 대표처럼 행동했다”며 지난 7년간의 시정을 비판했다. 이어 “시장실이 있는 6층에 시민단체 사람들이 고위 공무원으로 와 있다”며 “서울시 공무원들이 전문성 없는 이들에게 휘둘려서 일을 못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40∼50%대 지지율로 앞서가고 있는 데 대해 안 후보는 “여론조사 응답률이 1%짜리도 있고 15%짜리도 있다. 똑같은 비중으로 보면 안 된다”며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수진영 연대론에 대해선 거리를 뒀다. 안 후보는 “차기 대선에서 한국당과 통합 시나리오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제3의 길을 계속 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저희는 저희들의 길을 꿋꿋이 가겠다”고 답했다. 그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 임기 중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지금 예단을 내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미뤘다.
안 후보는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을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규정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공개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을 보수야당으로 묶지 말라”는 박주선 대표와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을 대체할 개혁보수”라는 유승민 대표가 미묘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안 후보는 “나는 컴퓨터 보안을 지키는 V3를 만든 사람이다. 기본은 보안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안보는 국가의 기본”이라며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사회의 약자를 품어야 발전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바른미래당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서울 송파을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불거진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해선 “선거를 통해 똘똘 뭉쳐 동지가 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는 “손 위원장은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나섰다가 당의 갈등이 심해지자 양보한 것이다.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창업, 미세먼지, 지역개발 등 민생정책에 대한 공약들도 내놨다. 안 후보는 ‘서울개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KAIST 경영대학원, 고려대 등과 연계한 동대문 일대 개발 계획을 밝혔다. 서울개벽 프로젝트는 국철 57km 지상구간을 지하화해 상부 공간을 녹지 및 창업공간으로 바꾸는 안 후보의 공약이다.
안 후보는 또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거대 타워인 ‘스모그 프리타워’ 설치와 재개발 대상 토지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위탁받아 신탁회사가 개발을 주도하도록 하는 ‘재개발 준공영제’ 등을 주요 공약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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