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진행된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관련해 언급한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다음날까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30일 오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 상위권에는 ‘이재명 여배우’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 등의 키워드가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김 후보가 여배우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 이 후보와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벌였던 배우 김부선 씨(본명 김근희·57)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김부선의 이름까지 실검에 올랐다.
김 후보는 29일 KBS 초청 ‘2018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주진우 기자가 여배우에게 보낸 메일을 우연히 봤다. ‘이재명이 아니라고 페이스북에 쓰라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여배우 누군지 아시죠? 모릅니까?”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그런 사람이 있다. 옛날에 만난 적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얼마나 만났나. 답변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이 후보는 “여기 청문회장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토론회 후 온라인에서는 김 후보가 언급한 여배우가 지난 2016년 이 후보와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벌인 김부선 씨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김 씨는 2010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직전 총각 행세를 한 변호사 출신의 1961년생 정치인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며 “그가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의 이름이 문제의 정치인으로 거론되자 이 후보는 “나는 김부선 씨와는 동갑내기도, 인천에서 연인사진을 찍은 일도, 특별한 관계도, 1년간 오피스텔 월세 얻어 밀회를 즐긴 일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 씨는 1961년생이고, 이 후보는 1964년생이다.
이 후보는 “2007년 대선 당시 유세 후 단체 식사자리에서 소개받아 알게 된 그녀는 ‘총각이라 속인 유부남에 속아 사생아를 낳은 후 버림받았고 그 고통을 대마로 이겨내 온’ 사람이라는 것이었고, 나는 그녀의 힘겨운 삶에 공감하며 이후 유세현장에서 몇 차례 만났다”고 해명했다.
김 씨는 이후 2013년 또 다시 페이스북에 “이재명 변호사님, 내 아이 아빠 상대로 (이혼)위자료 유산 양육비 모두 받아준다고 하시더니 어느 날 행방불명 되셨다. 덕분에 쫄쫄 굶고 있다. 왜 거짓 약속을 했나. 당신은 아주 무책임한 변호사가 맞다”며 이 후보를 공개 저격했다.
당시에는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이 후보는 2016년 1월 25일 “김부선 씨가 딸 양육비 못 받았다며 법 문의를 하기에 바빠서 변호사사무실 사무장과 상담하게 했는데, 상담결과 이미 양육비를 받은 걸로 드러나 포기시켰다고. 그걸 가지고 남 탓”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씨는 이틀 뒤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글을 캡쳐해 올리면서 “이재명씨 자중자애하시라. 하늘이 다 알고 있다” “성남 사는 가짜 총각, 거짓으로 사는 게 좋냐”라고 썼다.
이에 이 후보는 “이분이 대마를 좋아하시지 아마… 요즘도 많이 하시나?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법정에서 진위를 한 번 가려볼 수 있을 텐데…”라고 맞섰다. 김 씨가 과거 대마초 문제로 구속됐던 전력을 언급한 것.
이 사건은 김 씨가 사과를 하며 일단락 되는 듯했다. 김 씨는 2016년 1월 27일 페이스북에 “과거 변호사이던 이재명 시장과 아이와 관련된 소송문제를 의뢰했을 당시 섭섭한 일이 있었다. 이번 건도 그런 마음에 내 개인적이고 유일한 소통구인 페이스북에 던진 이야기였는데, 이렇게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흐르게 됐다. 이재명 시장에게 미안하다. 이재명 시장과는 이런 일 외엔 아무 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저와 그녀는 양육비 소송문제로 악연이 되고 말았다”며 “김부선 씨가 단 한번도 저를 불륜상대로 직접 지칭한 바는 없지만, 김부선 씨가 이런 저런 언급을 했다 지우면 그걸 실시간으로 대기했다 캡처해 악의적으로 조작하여 이재명 불륜설을 기정사실화 하는 자들로 인해 가끔 감정통제가 안될 때가 있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마 운운한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사과드린다”며 “이제 김부선 씨에 매달려 작은 신음조차 침소봉대해 악용하려는 시도는 그만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씨는 2017년 2월 또 다시 ‘가짜 총각’을 겨냥한 비판 글을 남겼다. 김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가짜 총각’아. 2009년 5.22일 어디 계셨나요?”라며 “당시 제게 (‘가짜 총각’이) 전화를 하셨다”면서 “내 집에서 만나자고. 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 왜 가냐고 옥수동 집으로 가라고 하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게, 국민들께 사과하시라”면서 “그게 당신이 살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가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2009년 5월 22일’이 아닌 ‘29일’이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짜 총각은) 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며, 김부선 씨가 이미 사과하고 일단락된 내용”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성남 야탑광장 분향소에서 상주 노릇을 했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 후보 측은 토론회 후 관련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30일 “이 후보는 변호사와 의뢰인 관계로 만난 일 외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이 후보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이미 2년 전 문제의 여배우 본인이 이 후보와 관련된 스캔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고, 소셜미디어에 이와 관련해 근거 없는 욕설과 악성 댓글을 올려 허위사실을 유포한 악플러가 징역 1년을 받고 법정구속에 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서부지법은 2016년 9월 이 후보(당시 성남시장)와 모 여배우와의 ‘성 스캔들’을 들먹이며 상습적으로 욕설과 악성 댓글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40대 남성에게 특수협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등의 혐의로징역 1년을 선고하고 구속수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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