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뉴욕행, 美 독자제재 영향…김정은 친서 트럼프에 전달할까?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5월 30일 16시 42분


북미정상회담 막판조율 위해 30일 미국으로 떠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수도 워싱턴DC가 아닌 뉴욕으로 행선지를 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영철은 이날 오후 1시쯤 중국 베이징 서두우 국제공항에서 뉴욕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8월 천안함 폭침 사건 주도자로 지목 받았던 김영철(당시 정찰총국장)은 같은 달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랐다. 당시 명확한 제재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각종 도발과 무기거래, 사이버 공격 등을 일삼았던 북한 정찰총국과 그 수장에 대한 제재로 풀이됐다. 우리 정부도 미국에 이어 지난 2016년 3월 김영철에 독자 제재를 단행했다.

그런 그의 방미를 미국이 허용한 것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해주는 하나의 징표로 풀이된다. 비록 일시적 해제이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해제를 향한 시험적 성격의 의미를 담았을 수 있다.

다만 김영철이 워싱턴DC가 아닌 뉴욕으로 향한 데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워싱턴DC보다는 뉴욕이 서로간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철은 한국과 미국의 독자제재를 받고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대상에서는 빠져있다.

따라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상주하고 있는 뉴욕에서 접촉하는 것이 미국으로서도 부담을 덜고 북한 입장에서도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김영철이 뉴욕으로 가는 동안 지침의 변화가 있으면 유엔 대표부를 통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차원도 있다고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주목되는 것은 김영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소지했는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정상회담 취소 공개 서한에서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 말고 연락하거나 편지를 보내 달라”고 전했다. 이번에 김영철이 서한을 들고 갔을 것이란 전망을 낳는 대목이다.

김영철은 현지시각으로 30일 쯤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영철이 폼페이오와의 회담 후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