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전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뉴욕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가진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정상회담의 조건들을 설정하는 데 있어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72시간’은 뉴욕 고위급 회담을 비롯해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돼온 북미간 실무접촉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갈 계획을 하고 있다”고 전해, 김 위원장의 친서에 어떠한 내용이 담겼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뉴욕 맨해튼 시내 롯데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가 세계의 흐름을 바꿀 일생에 한 번뿐인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김 위원장이 그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지도자라고 믿는다”며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간 우리는 그것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이 두 정상에게 미국과 북한을 평화, 번영, 안보의 새 시대로 이끌 역사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 두 나라는 이 기회를 흘려버리면 비극이 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최대 목표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미국의 목표를 매우 일관되고 분명하게 알려왔다”면서 “그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의 비핵화”라며 CVID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비핵화 범위에 대해선 “이것은 그들 핵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체제안전에 진정한 위협이 되는 것은 핵무기를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정한 시험대는 우리가 이것을 달성할 수 있느냐겠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 세계가 북한에 요구하는 비핵화와 북한에 필요한 체제보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을 거라며 “우리는 강하고 (외부 세계와)연결된, 안전하고, 번영한 북한의 모습을 상상한다. 문화적 유산을 간직하면서도 국제사회에 통합된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 노력해서 미국과 북한인이 불신과 두려움, 위협이 아닌, 우정과 협력으로 정의되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미래에 대한 이 긍정적 비전을 공유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향후 비핵화 과정에 대해서는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을 것이고 간극을 메울 수 없는 도전과 어려움도 있겠지만 우리의 임무는 그 간극을 메워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의 조건과 관련한 질문엔 “진정한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지점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데려다 놓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말을 아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다음날까지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모른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의 공조 문제에 대해서는 “빛샐 틈이 없다”면서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도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갈 계획을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회담이 시작된 즈음에 기자들에게 “그들(북한 대표단)이 금요일(1일) 아마 내가 기대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워싱턴DC로 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DC를 방문하게 되면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인민군 차수)의 워싱턴DC 방문 이후 18년 만에 미국을 방문하는 북측 최고위급 인사로 기록되게 된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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