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정상회담 D-4]5월 위성사진 분석 결과 공개
작년 ‘북극성 2형’ 발사했던 시설
일각 “北 비핵화 진정성 보이려면 ‘미사일 총본산’ 동창리 폐쇄해야”
북한이 지난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용 일부 시설을 폐기했다고 미국의 대북 전문매체인 38노스가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38노스는 상업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달 중순 평안북도 구성시 북쪽 이하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테스트 스탠드(시험용 발사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지상 10여 m 높이의 이 장비는 미사일을 고정한 채 엔진 추력과 정상적 사출 여부 등을 점검하는 데 사용돼 왔다. 이 시험장에선 고체연료형 미사일 개발이 주로 이뤄졌다. 지난해 2월에는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한 ‘북극성-2형’을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쏴 올린 바 있다.
북한이 4월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중지를 선언한 지 3주 만에 이뤄진 이 조치의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계획 중단의 진지함을 알리려는 작은 조치”라면서도 “향후 더 큰 조치가 뒤따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고체연료 미사일의 지상 사출시험이 완료돼 관련 시설을 철거한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어 동창리 발사장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동창리 발사장은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총본산’과 같은 곳이다. 은하 3호와 광명성호 등 장거리미사일 발사는 물론이고 화성 계열의 신형 중장거리 미사일용 엔진의 개발·분출시험 등이 꾸준히 진행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수시로 찾아서 신형 ICBM용 고출력 엔진 개발을 독려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까지 폐쇄하면 비핵화 진정성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6·12 북-미 핵담판’과 이후 종전선언이 성사되면 북한이 대북 경제제재 전면 해제 등을 조건으로 동창리 발사장의 ‘폐쇄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막판까지 대미협상의 ‘히든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고도의 연구시설과 발사장비가 갖춰진 동창리 발사장은 지하갱도로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수교나 평화협정 체결 전까지 발사장을 담보로 최대 실익을 챙기고 주요 기술진과 장비를 빼돌린 뒤 가장 늦게 폐쇄하는 수순을 밟을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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