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상 대외 공표를 허용하는 6일까지 실시하거나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자, 야권에선 벌써부터 선거 이후 정계 재편을 논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은 몸집을 더 불리기 위해 바른미래당을 흔드는 등 신경전이 이미 시작됐다. 일각에선 “이 정도면 ‘선포당’(선거를 포기한 당)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7일 “한국당 김문수 후보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나 결국 (선거에서) 실패하고 통합의 길로 간다”고 주장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을 거론한 것.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의 호남 지역구 의원 5명의 실명을 부르며 “‘당신들은 두 번 속았지만, 세 번까지 속으면 바보 된다. (평화당으로) 돌아와라’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옛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한국당 복귀 시나리오를 주장하며 호남 의원들의 평화당행을 권유하고 나선 것. 평화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반발한 국민의당 출신 호남 의원들이 만든 당이다.
안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논의 중인 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도 당 대 당 통합을 단일화 조건으로 못 박았다. 김 후보는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의 존재는 바른미래당과 비교할 수 없다. (한국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에게 ‘한국 정치 현실에선 제3의 길이 없다.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빨리 택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와) 그 점에선 동일했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은 즉각 반발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당 대 당 통합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에 경악하고 분노한다. 한국당은 조속히 해체되고 청산돼야 할 정당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당 대 당 통합 카드를 역으로 받은 안 후보가 향후 정계 개편 국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한국당과 정계 개편을 논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선거 이후의 어떤 것에 대해서도 말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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