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남지사 선거가 초접전 끝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14일 오전 1시 현재 김경수 후보는 득표율 50.0%로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45.9%)를 앞서고 있다. 개표율은 43.9%다.
김 후보는 당선이 유력해진 이날 오전 0시 55분경 선거 캠프에 등장했고 “경남의 변화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이젠 바꿔야 한다’는 경남 민심이 반영됐다. 경남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겠다”는 사실상의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6번의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진적이 없는 김태호 후보에게 첫 패배를 안기고, 민주당 간판의 첫 경남도지사에 오를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중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김 후보는 20대 국회의원에 이어 광역단체장까지 연달아 뽑히며 친(親)문재인 계의 대표 차기 대선주자가 됐다.
당초 13일 오후 6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그가 김태호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릴 것으로 예상됐다. 개표 초반에는 김태호 후보에게 10%포인트 가까이 뒤지기도 했지만 조금씩 격차를 좁혔고 김해, 창원 등에서 많은 득표를 하며 김태호 후보를 앞질렀다.
1994년 국회의원 정책비서로 여의도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당시 후보와 연을 맺은 뒤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엔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마지막까지 곁을 지켰다. 2012년 총선에서 ‘노무현의 길을 계승하겠다’며 김해을에 출마해 김태호 후보와 맞섰으나 근소한 차이로 패한 뒤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저서 ‘사람이 있었네’에서 “대통령도 지키지 못했는데, 대통령의 고향마저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질 때 “내 영혼까지 아는 김경수에게 물어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줄곧 여론조사에서 앞서면서도 쉽지 않은 선거전을 치렀다. 경남지사 선거가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면서 야당이 파상 공세를 했기 때문. 야당은 이른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거론하며 특별검사법까지 통과시켰다. 그의 선친 이력과 병역 면제 논란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경남지사 선거에 대표직을 걸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이런 공세를 정면돌파했다. 우선 드루킹 공세가 이어지자 “특검보다 더 한 조사도 받겠다”, “야당이 드루킹 공세를 펼수록 제 인지도만 올리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 편에서는 ‘홍준표-김태호’를 과거 팀으로 규정하고, ‘문재인-김경수’를 미래 팀이라고 프레이밍하며 ‘힘 있는 여당도지사’, ‘경제도지사’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김 당선인은 “경남 위기극복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선거 결과로 나왔다. 대한민국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요한 지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앞에는 적지 않은 과제들도 놓여 있다. 당장 드루킹 특검 조사가 시작되면 소환이 불가피할 수 있어 도정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조선업 등 경남경제 살리기가 4년 임기 안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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