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고향’ 구미시장 당선 민주당 장세용 “투쟁·도전 의식 불러일으킨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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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14일 09시 30분


사진=장세용 당선인 페이스북
사진=장세용 당선인 페이스북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경북 구미시장 선거에서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를 접전 끝에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장세용 당선인은 “마음속에 우러나오는 투쟁 의식,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선거였다”고 말했다.

장세용 당선인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제가 경쟁력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당선인은 당선 요인에 대해 “구미시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두 분의 시장이 24년간 도시를 경영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떠나가게 만들고, 많은 노동자들이 떠나가게 만들었다”며 “이런 현실에 시민들이 불만을 가졌음에도 이 분들이 상황을 제대로 관리한다거나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별로 안한 것이 시민들에게 실망을 주었다. 바로 그 지점을 제가 정확하게 짚었던 것이 배경이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장 당선인은 보수를 바라보는 구미 시민들의 시각 변화에 대해 “선거 초반 제가 명함을 들고 갔을 때는 정치 전반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표시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정치가는 거짓말쟁이다, 너는 거짓말하지 않겠느냐 이런 식으로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가 시민들의 자존심을 극도로 긁고 있다, 시민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그런 불신. 거기에다 너무 부패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마음 등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미시에서 벌이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해서는 “걱정이 된다. 선거 막바지에 이런 문제를 두고 상당히 공격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민합니다만, 저는 기본적으로 역사 속의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모시는 것을 자꾸 호출해서 현재의 권력과 연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강조하는 것이 구미의 도시 브랜드로서 어느 정도 힘이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시민들과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풀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구미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브랜드를 계속 강조하는 것이 구미시 브랜드 가치에 도움이 되느냐에 의문이 든다는 것이냐고 되묻자, 정 당선인은 “그렇다”며 “새로운 도시 경쟁 시대에 구미가 계속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상징, 새로운 마음을 모았으면 하는 다른 것이 없는가라는 질문이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념사업 재검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기존에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박정희 대통령을 존중하고 그런 분들이 계시기에 그 자체로 인정하고 또 다른 것이 덧붙여져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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