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는 (골프로 치면) 타이거 우즈와 비기너(초보자)의 싸움이었다. ‘문재인 태풍’ 속에 민주평화당이 거둔 기초단체장 5석은 적지 않다.”(박지원 평화당 의원·전남 목포)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울산 경남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하며 ‘동진’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여당 지지세가 강한 전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14승 8패’라는 뜻밖의 고전을 했다. 전국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을 휩쓸었지만 전남에서는 2014년 지방선거와 같은 성적(14승 8패)을 받아든 것이다.
민주당은 전남 시군 기초단체장 22곳 중 8곳을 무소속(5)과 평화당(3)에 내줬다. 무소속 5곳은 여수 광양 장성 장흥 신안이다. 평화당은 고흥 해남 함평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전북 기초단체장 선거(14곳)에서는 ‘10승 4패’를 했다. 평화당이 2석(익산 고창), 무소속 2석(무주 임실)을 거뒀다. 전남·북에서는 민주당과 비민주당 단체장이 절묘한 견제 구도를 이루게 됐다.
민주당으로선 마냥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다.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14일 통화에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무소속 당선자 일부는 친민주 성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 공천심사 제도가 후보의 경쟁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의 심장부인 전남에서도 여당을 견제하는 ‘전략적 투표’ 심리가 여전히 작동하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시장과 도의원 선거 모두 승리한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한편 민주당의 호남 공천 잡음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광주, 전남, 전북 공천 과정에서 큰 잡음이 일었다. 일부 후보는 경선 1위를 하고서도 재심 결정이 난 뒤 끝내 탈락했다. 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 출신으로 신안군수 후보로 전략 공천된 천경배 후보는 본선에서 3위에 그쳤다.
선거 막판 ‘기초단체장 8곳’ 확보로 목표를 수정한 뒤 총력 유세를 벌인 평화당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조배숙 당 대표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선전했다”고 했고 장정숙 대변인은 “당의 소중한 존립 기반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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