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울산에서 국회의원 선거 6번과 민선시장 선거 2번 등 총 8번 떨어지고도 9번째 또 도전해 26년 만에 당선된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당선인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같은 인연이 화제다.
송 당선인은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선거에 나서게 된 계기는 노 전 대통령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 사람은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인권 변호사로 동고동락하며 호형호제 하던 사이.
송 당선인은 "1992년 4월, 노무현 선배가 닦달하고 쪼아서 이거(1992년 14대 총선) 해야 된다고 막 그래서 (정치를) 시작했는데 26년이 하루같이 지나가 버렸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송 당선인에게 출마를 권유했던 지역은 울산 중구. 송 당선인은 "울산 중구라는 데가 아주 보수색이 제일 강하다. 또 (노 전 대통령이) 꼭 좀 떨어뜨려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물이었고. 그러니까 저같이 철 없고 아직 세상도 모르고... 또 인권 변호사라고 약간 깝죽거리고 그러니까 그냥 나가서 손을 좀 시원하게 봐주라고 그런 의미였다. 철없고 어리니까 참..."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 송 당선인은 26년 동안 총선에서 6차례, 울산시장 선거에서 2차례 낙선했다. 계속되는 낙선에도 도전한 이유는 "마음 약한 죄다. 노 전 대통령이 대선 경선할 때 국민 약속을 했다. '만약 내가 대선 후보가 됐는데 영남 지역에서 단 한 석이라도 한국당을 못 떨어뜨리면 내가 후보 사퇴하겠다'고. 그게 결국 저를 붙들어서 어떻게든 싸우게 했다. 그런식으로 해서 또 어쩔 수 없이 총대 매고 나가고 깨지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드디어 26년 만에 울산시장에 당선된 송 당선인은 제일 생각나는 사람은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송 당선인은 "2011년경에 저는 (선거를) 그만뒀다. 집도 이사했고. 더 이상 안 한다고. 그런데 문재인 변호사가 찾더라. 이호철을 통해서. 이호철이 찾아와서 문재인 쪽에서 꼭 좀 뵙자고 한다고. 그래서 만났더니 '형 이사했다며? 다시 이사 가소' 이사한 지 넉 달밖에 안됐는데 또 이사를 가라는 거다. 그래서 제가 '내는 내 맘대로 못 사나' 하니까 '그게 운명인데 어쩝니까?' 그래서 다시 이사를 갔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1953년 생)은 과거 인권변호사 시절부터 송 당선인(1949년 생)을 형이라 불렀다고.
본인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이유에 대해선 "지역주의가 많이 약화됐다. 정말 제가 평소에 생각한 게 동서를 연결하는 나제통문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나제통문이 뚫린 것 같다"라며 "저쪽에서 지역 이걸 가지고 공격을 제법 했다. 아주 교묘하게 하더라. 그런데 그게 별로 안 먹힌다. 그래서 저는 큰 희망을 봤다. 그리고 또 이번에는 문 대통령께서 워낙 잘하셨다. 워낙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을 뛰어넘는 민족의 지도자의 품격을 보이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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