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른바 ‘JP(김종필)키즈’라 불리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25일 정부가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무궁화훈장을 추서하기로 한 데 대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찬성을 하던 반대를 하던 본인이 인생을 어떻게 살았나 평가해 봤으면 좋겠다. 인간은 누구나 다 공과(功過)가 있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역사적인 인물에 대해 과(過)를 너무 들춰내고 공(功)에 대해서 너무 인색한 거 아닌가. 특히 일본에 가보니까 정말 부럽다. 우리 백제에서 도래한 사람조차 다 영웅시 해주고 평가해 주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남의 공에 대해서 인색한 거 아닌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총리가 군사 쿠데타의 주역이고 독재 정권의 2인자이므로 무궁화훈장 수여는 과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우리가 스스로 평가하기를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00불 되는 나라가,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렇게 이룬 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하면서도 그 산업화를 일으킨 장본인이, 주역이 JP인데 그걸 그렇게까지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식이면 전두환이 죽어도 훈장 주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그것과는 결이 틀리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JP는 결이 틀린 것으로 보셔야지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된다”고 받아쳤다.
이 전 총리는 김 전 총리에 대해 “그 어른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 폐허를 딛고 지금 여기까지 오는 그 길, 그와 같다”며 “우리 사회, 우리 국가의 모습”이라고 평했다.
이어 “우리가 1961년부터 5·16이라는 정치적 과정을 거쳐서 한 18년 정도 산업화를 했고 그 후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타계하시고 1988년 DJP 연합 때까지 그건 우리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접목이었다”며 “그 이후 돌아가실 때까지 해학과 풍류와 너그러움을 정치에 접목시킨, 그런 아주 복잡한 과정을 50~60년 거친 길이 아니었나”라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의 어록 중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선 ‘사무사(思無邪·한 치의 허물 없는 생각)’와 ‘나이 70세가 넘은 사람이 저물어 가는 사람이지 떠오르는 사람이냐. 다만 마무리할 때 서쪽 하늘이 황혼으로 벌겋게 물들어갔으면 하는 과욕이 남았을 뿐이다’ 등을 꼽았다.
또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고인이 말에 대해서도 “저도 지금 공직 44년에 정치직 24년인데 아직은 그럴 나이는 아니지만 요즘 그런 비슷한 생각이 든다”며 “국무총리까지 지내고 보니까 조금 허망과 허무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