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심은 ‘채무제로 나무’가 27일 오후 뿌리채 철거됐다.
이 나무는 홍 전 지사가 취임한 후 3년6개월 만에 1조3488억원에 달하던 채무를 모두 갚은 것을 기념해 지난 2016년 6월 1일 심은 기념수다.
나무 앞에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경남도지사 홍준표’라고 새긴 표지석이 있다. 따라서 일명 홍준표 나무로도 불린다.
이 나무는 이날 오후 3시 포크레인을 동원한 작업 시작 5분여 만에 뿌리채 뽑혀 트럭에 실려 나갔다. 다만 기념 나무 앞의 표지석은 제거하지 않았다.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경남운동본부 김영만 상임대표 등은 이날 ‘채무제로 나무’ 철거에 앞서 ‘허깨비 채무제로 표지석을 제거하라’, ‘채무제로 나무 보다 표지석이 더 문제다’는 문구의 펼침막을 들고 표지석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9월 5일 부터 ‘채무제로기념식수’ 표지석 앞에 ‘홍준표 적폐나무 즉각 철거하라’는 팻말을 세워놓았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지사 시절 행정부지사를 지낸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마산 회원구)은 “김경수 도지사 당선자가 전임 홍준표 도지사의 업적이 눈에 거슬리는가 보다. 취임도 하기 전에 채무제로 기념 나무를 뽑아버린다고 한다”며 불편한 마음을 내비췄다.
윤 의원은 “정쟁으로 사람을 미워할 수는 있어도 제대로 된 정책까지 미워해서야 되겠느냐”면서 “갚을 수 없는 빚은 계속 더 큰 빚으로 쌓이게 되고, 결국 우리가 더 즐기고, 선거 때 더 많은 표를 받기 위해 세금 나눠주기 정책 펼치면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의 어깨에 빚더미를 안겨준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지사는 재임 시절 ‘채무제로 기념수’로 처음에 사과나무를 심었으나 5개월 만에 말라죽자 다시 주목으로 주목으로 교체해 심었다. 그러나 이 나무도 6개월 만에 시들어가자 지난해 4월 진주의 경상남도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기고, 이날 철거한 40년생 주목을 다시 심었다. 세 번째 심은 주목 역시 갈수록 잎이 말라가자 이날 전격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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