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또 금융계 인사 개입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6일 03시 00분


국민연금 CIO 지원했던 곽태선, “공모前 장실장이 지원 권유 전화”
靑 “덕담한 것… 검증과정서 탈락”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 인사에 개입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기금운영본부 CIO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CIO 공모 과정이 시작되기 전인 1월 말 장 실장에게서 전화가 왔다”며 “장 실장이 CIO 자리에 내가 좋을 것 같다며 지원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후 곽 전 대표는 CIO 공모에 참여했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서 내정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CIO 자리에 대해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을 내리고 다시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에게) 지원해 보라고 전화로 권유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내정이 아니라) ‘잘되기 바란다’는 덕담 차원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에 참여하도록 권유는 했지만 실제 인선을 위한 심사는 그와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곽 전 대표가 검증 과정에서 병역 문제 등으로 탈락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이 금융계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장 실장의 출신학교인 경기고와 고려대 출신이 금융계에서 약진하면서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등은 대표적인 ‘장하성 라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도 장 실장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재기용을 추진했지만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 민정·인사 라인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된 바 있다. 곽 전 대표는 장 실장의 경기고-고려대 후배는 아니지만, 장 실장이 한국재무학회장 등을 맡고 있을 때 금융 관련 심포지엄에서 종종 마주치며 안면을 튼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올 1월 직접 참모들에게 “금융계 인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 참모는 “당시 문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장 실장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장하성#금융계 인사 개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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