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한국당 비대위는 코미디…스펙트럼 너무 넓어, 정체성부터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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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6일 10시 14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물망에 오른 전원책 변호사는 6일 “나는 비대위가 코미디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당의 정체성이 완전 흔들려버렸다. 그런 정당에 나 같은 보수주의자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고 비대위원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과거에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 혹은 비대위원으로 만드는 바람에 지금 사태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당시 박근혜 의원이 홍준표 대표에게서 비상 전권을 받아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 이런 분들을 앞세워서 당명을 새누리로 바꾸고 당 색깔을 좌파 색깔인 빨간색으로 바꾸고 보수를 공개적으로 지운다고 했다. 그리고 사민주의의 강령인 경제민주화 타령을 했다”며 “당의 정체성을 바꿔버린 거다. 보수주의 괴멸이 그때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당의 정체성이 똑바로 서야 한다며,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걸어 닫고 가치와 철학을 똑바로 세워야 한다. 그다음에 필요하면 비대위원장을 모시든지 내부 수선을 하든지 기초부터 새로 세우든지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국민 공모제에 대해서도 “국민 공모를 한다면 약속을 지켜서 공모에 응한 사람 중에서 선택을 해야 된다. 공모 절차를 굳이 두면서 엉뚱한 사람 뽑으면 그거 사기극”이라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간 갈등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사태,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친박, 비박의 싸움”이라며 “집권 세력의 적폐청산 프레임하고 연결이 돼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 재건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빨리 끝나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골수 진박(진짜 친박)은 ‘박 대통령 무사’라고 부르고, 비박은 대부분 박 대통령 탄핵이 옳다고 보고 있고. 그래서 이 문제는 결국 보수주의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와 연결이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당에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그래서 벌어지는 거다. 비대위원장에 이정미 전 재판장이 거론되고 김용옥 씨가 거론되고 심지어 진보주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는 최장집 선생님이 거론된다. 한마디로 너무 희극적”이라며 “얼마나 자기들이 정체성을 모르면 이런 말들이 나오는가. 좌파 정당 만들라고?”라고 꼬집었다.

전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이라는 공동체가 동질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의 상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그만큼 정체성에서 우선 동질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당이라는 것이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같은 정책과 이념을 가진 사람이 뭉친 결사체다. 그런데 개인의 입신영달을 위해서 이 당으로 갔다 저 당으로 갔다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반민주주의자들”이라면서 “우리나라 정당들이 솔직히 조직폭력배보다 역사가 다 짧다. 10년이 넘는 정당이 없다. 심심하면 당명 바꾸고,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 세력을 계승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보수 정당을 계승할 정당이다’라고 한다. 계승은 무슨 계승인가. 그 자체부터 자신들이 뭔지를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한국당의 쇄신 방안에 대해 “스스로 토론을 벌어야 한다. 본인이 스스로 문제를 깨우쳐야 된다. 본인이 과연 보수주의자인가 범자유주의자인가 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패하면 ‘완전한 궤멸’을 맞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한국당이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대안 세력이 반드시 등장할 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수 새판 짜기 상황이 되면 나설 생각이 있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저라도 해야 되겠지만 저는 그런 것보다는 소를 키우고 싶다. 소나 키우지 뭐 하러 소 장사까지 하려고 하는가?”라면서 “한국당에 괜찮은 중진들 많다. 제가 꼽기로도 한 열 손가락은 다 채울 수 있다. 바른미래당에 있는 분까지 포함하면 정말 괜찮은 분들 많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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