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한국당 폭망, 제왕적 대표 체제 때문…손톱도 안 들어가면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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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3일 09시 15분


사진=박찬종 변호사 트위터
사진=박찬종 변호사 트위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중 한 명으로 선정된 5선 의원 출신인 박찬종 변호사(79·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는 13일 “자유한국당은 폭망한 상태”라며 “핵심적 원인은 제왕적 대표 체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박찬종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한국당의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상향식 공천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우선 한국당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저는 실패한 정치인이다. 대통령 하려고 하다가 못 했으니까 실패한 것”이라며 “20년 동안 야인 생활을 하면서 이 정당과 국회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되므로 그 개혁에 관한 일관된 생각을 늘 얘기를 해 왔는데 이런 계기에 그런 생각이라도 좀 펼 수 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현재 당원이 아니지만 제1야당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게 국민에게 불행한 일이니까 이 원인이 뭔지를 확실히 진단해서 제대로 쇄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현장에서 지켜보겠다는 심정으로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이 (폭망의) 원인이 뭔지 아느냐 하는 데 의문이 있다”면서 핵심적 원인은 ‘제왕적 대표 체제’라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공천권과 당론 결정권이 대표에게 집중됐다. 그러니 대표 자리를 두고 싸움이 나고 분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나쁜 전통이 형성돼버렸다. 악순환을 하게 된 것”이라며 “헌법 8조에 규정되어 있는 정당 조항을 위배하고 있다. 정당은 조직, 목적,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 의사를 수렴하는 필요한 조직이어야 한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계파 투쟁 조직화를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차적으로 더 문제는 공천권을 움켜쥐고 국회의원을 자의적으로 생산을 하니까 국회의원의 자율권이 원천 봉쇄돼버렸다. 그러니 싸움판이 되고 국회의 기능까지도 마비시키고 있다”면서 “제왕적 대표 체제니까 대표 한 사람이 이 말을 하면 그게 당론이 되고 저 말을 하면 당론이 되고. 그러니까 말이 실수되면 당 전체의 신뢰가 깨지고. 이게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그 대안으로 “미국의 공화당이나 민주당식으로 중앙당에는 관리위원장만 두고 공천권은 철저하게 해당 지역의 당원과 국민에게 철저하게 넘겨줘야 한다”며 “공천권 분쟁에 대해서 시비가 있을 때는 중앙당에서 심판하는 거다. 중앙당은 이런 기능만 갖고, 당론 결정권과 정책에 관한 모든 것은 국회의원들에게 다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다선, 초선, 중진 구분할 필요가 없다. 국민 대표자로 뽑혔는데 국회에 가서 계파 투쟁, 당권 투쟁을 통해서 국민의 주목을 받고 명성을 쌓고 대통령 후보 내는 것. 이거는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시대로 끝장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 비대위원장에게 그럴 만한 힘이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개혁안을 당헌에 반영해서 당헌을 개정하는 거다. 전당대회에 부의해서 통과가 되면 자유한국당은 그 순간부터 제왕적 대표 체제가 아닌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 내 반발 가능성에 대해선 “당 대표가 없어져버리면 허전하니 반발이 있을 수가 있는데 국민의 힘을 등에 업어야한다. 이 프로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게 다 국민의 힘을 등에 업는 하나의 과정 아니겠나?”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자신의 조건이 거절당할 시 비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지 않을 거냐는 질문에 “내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이 방향으로 노력을 할 거다. 그러나 시작부터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면 그건 내가 다시 내가 재고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부가 아닌 밖에 있는 저 같은 사람의 주장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면 저 같은 사람에게 위원장을 맡으라고 할 것이고 안 그러면 그들이 하는 종전 방법대로 하는 거다. 피터지게 싸우게 내버려놓는 거다. 폭망 한 데서 완전히 망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진행된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도 “손톱도 안 들어가면 서로 맡아서 불편해진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락을 안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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