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기무사 문건에 “퍼즐 맞춰져…朴 눈물, 가증스러웠는데”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7월 13일 10시 04분


KBS1뉴스 캡처.
KBS1뉴스 캡처.
국군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사찰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이 공개된 가운데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권재근-권혁규 부자 유가족 권오복 씨가 "사고 당시 진도에 정보관들이 쫙 깔려 있었다. 민간인을 사찰할 줄 몰랐다. 공식적인 문건이 나오다 보니 이게 현실이구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권 씨는 13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에서 기무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거기(진도)에 있으면서 여기 (사람이) 깔려있다,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 사람들이 눈에 띄게 사찰하겠냐. 그런데 알려지더라. 진도에서 사찰하고 있다고. 그런데 안산까지도 그렇게 했다는 건 참 기가 막힌 일이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기무사가 2014년 6월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 시 침몰한 애리조나호를 인양하지 않은 사례를 언급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수장시키는 안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해상 추모공원 조성'을 제한했다는 문건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정말 그 당시에도 몇몇 분들이 그렇게 말을 했다. 우린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어떻게 수장시키느냐. 그런데 문건이 나오다 보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기무사가 '대통령 이미지' 제고 방안을 제안하고, 보고 닷새 뒤인 2014년 5월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며 대국민 담화를 한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리는데 눈을 껌뻑거리지도 않고 눈물을 흘리는 걸 봤을 때 저것은 가증스러운 눈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앞뒤가 다 맞아든다. 퍼즐이 맞춰진다.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분노했다.

한편 기무사는 세월호 침몰 12일 후인 2014년 4월 28일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보름 뒤인 5월 13일 기무사 참모장(육군 소장)을 TF장으로 하는 조직이 6개월 동안 운용됐다. TF는 기무부대원 60명으로 구성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기무사 TF는 실종자 가족의 경력과 성향을 문건으로 만들어 보고했다. 또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수장(水葬)'을 제안한 정황도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전익수 특별수사단장은 조만간 30여명 규모의 수사단을 출범해 다음 주부터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