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중순 경공모-경인선 소개… 열흘후 ‘정보보고’ 문서 보내
특검, 파주 컨테이너창고 압수수색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가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57)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두 차례 전달한 사실이 16일 드러났다. 앞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지난해 5월 10일 김 씨가 김 의원에게 보낸 온라인 정보보고 메시지를 확보했다.
특검팀의 텔레그램 분석 자료에 따르면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처음 메시지를 보낸 시기는 지난해 4월 중순이었다. 당시는 대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었다. 김 씨는 김 의원에게 자신이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먼저 소개했다. 또한 김 씨가 2016년 10월 결성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 모임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김 씨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인선을 이끌었다. 김 씨는 당시 문재인 후보를 돕던 김 의원에게 “한번 만나자”는 제안과 함께 경선에서 보여준 위력과 곧 예정된 대선에서 보여줄 수 있는 활약상 등을 홍보했다.
열흘가량 뒤인 지난해 4월 26일 김 씨는 김 의원에게 두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온라인 정보보고’라는 제목의 한글 문서였다. 여기에는 당시 문 후보의 지지율 추이 및 당선 가능성 등과 함께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경공모 활약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김 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도 제출할 목적으로 작성한 이른바 ‘백서’의 일부다. 김 씨는 이를 정기적으로 김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해 왔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씨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수많은 지지자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답장했을 수 있다. 김 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도 현재 모두 지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씨가 이끈 지지 모임인 ‘경인선’ 회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2건을 게재했다. 지난해 3월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김 의원이 ‘경인선’ 회원들과 함께 찍은 것이다. 김 의원은 사진과 함께 ‘여기는 부산!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좋은 결과는 덤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특검팀은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접근한 이유, 김 의원의 주장대로 김 씨와 김 의원 간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경기 파주시 송촌동의 한 컨테이너 창고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본체 4, 5대를 확보했다. 165m²(약 50평) 크기의 이 창고는 김 씨의 사무실이 있었던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10km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달 15∼17일 출판사 건물에서 퇴거하면서 이삿짐 상자 등에 담아 이곳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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