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촛불 계엄령 문건’작성을 지시한 사람은 본인이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검찰 출신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문건 작성 자체만 가지고는 범죄 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7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계엄령)문건 작성 자체만 가지고 내란예비음모가 되느냐는 부분은 상당히 치밀한 사실관계 조사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무사령부가 계엄에 관한 주무부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권 보위를 위한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것 자체로 제도개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우리 사회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번 수사를 바탕으로 군, 특히 기무부대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방안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이 다 나오리라고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수사 방향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해군과 비기무사 출신 군 법무관을 통해서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하셨으니 분명하게 수사는 이뤄질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그는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작성 관련 수사의 쟁점으로 합법적 계엄과 위수령이었는지, 계엄 운영의 주무부서인 합동참모본부가 아닌 기무사령부에서 문건을 작성한 배경 등을 꼽았다.
김 의원은 “기무사령부라든지 이 쪽에서 정확히 말은 안하고 있지만, 탄핵심판이 만약 헌법재판소에 기각됐을 경우 대규모 시위가 있고 국내 정세의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군을 동원하겠다는 이런 내용이어서 통상적인 위수령과 계엄법상의 조치라고 변명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문제는 과연 그런 합법적인 계엄과 합법적인 위수령을 한도 내에서 하려고 했을까 하는 이런 부분이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엄법에 보면 비상계엄이라고 하는 것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또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혼란되어 행정사법 기능이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선포한다고 돼 있다”면서 “사실 당시 촛불시위는 극도로 절제와 자제를 하고 있었지 않았는가. 그러면 탄핵이 기각될 경우 촛불시위가 갑자기 폭도로 변질돼 청와대라든지 총리실, 각 정부 행정기관을 점거하려 했으리라고는 예상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런 가정을 전제로 해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 즉시 군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이런 요건을 견강부회 식으로 맞춰내려고 했다면 이것은 어떤 범죄의 예비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무부서가 아닌 계엄 선포 시에 일종의 수사기관에 불과한 기무사령부가 이 문건을 주도적으로 작성한 것 자체가 당시 박근혜 정부와 어떤 배후에서 이야기가 있었고, 이를 통해 군이 전면적으로 박근혜 정권 옹호를 위해 등장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논란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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