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도 발전소 건설현장 등 찾아 노동신문 9개면 걸쳐 ‘격노’ 보도
주민들에 ‘민생 챙기기’ 이미지 부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군의 수력발전소 어랑천 발전소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17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시찰에서 김 위원장은 “도대체 발전소 건설을 하자는 사람들인지 말자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내각과 당 지도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온천으로 유명한 함경북도 온포휴양소를 찾아 이렇게 일갈했다. “(김일성) 수령님과 (김정일) 장군님의 업적을 말아먹고 죄를 짓게 된다”고 꾸짖기도 했다. 이달 초 북-중 접경지역인 평안북도 일대 경제시찰에 나섰던 김정은이 이번엔 러시아와 접한 함경북도 일대 시찰에 나서 ‘대단히 격노’한 것을 노동신문이 17일자 1∼9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정은은 1981년 건설 시작 후 38년째 완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어랑천 발전소를 찾아선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 보았는데 말이 안 나온다”라고 했다. 이어 평소 현장에는 안 나오다가 “준공식 때마다는 빠지지 않고 얼굴을 들이미는 뻔뻔스러운 행태”라며 내각 등 책임자들을 비판했다. 청진 가방공장을 찾아선 “태도가 매우 틀려먹었다”고 했다.
김정은은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때 북한 예술단을 태우고 왔던 만경봉 92호를 건조한 청진 조선소를 찾아선 “새로 계획하고 있는 현대적인 화객선을 건조하는 사업을 이곳 조선소에 맡길 것을 결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크루즈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새 전투함선을) 몸소 시험 항해도 해보시면서”라고 신문은 전하기도 했다.
북한이 전날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사면을 밝힌 데 이어 이날 경제 현장을 독려한 것은 탁상행정을 부각시켜 관료들을 질책하는 한편 민생은 각별히 챙기는 지도자 모습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간부들은 바짝 긴장한 채로 수첩에 지시를 적는 반면, 일선 근로자들은 환하게 웃는 김정은의 팔짱을 낀 채로 기념촬영을 한 사진이 북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보도 시점을 보면 이번 함북 시찰이 13∼16일 이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도 함북 나진, 선봉을 13, 14일 다녀왔다. 북방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북한 철도성과 지역 당 관계자만 만났다. 김 위원장의 시찰은 몰랐다”고 했다. 김정은은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위해 국제기자단이 원산을 찾았을 때도 인근 지역의 경제시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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