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애초 드루킹 특검에 반대해왔던 정의당은 특검의 칼이 노 원내대표에게 향한 뒤 노 원내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패닉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법안은 지난 5월 21일 재적 288명에 찬성 183명, 반대 43명, 기권 23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원내 의석은 6석이지만 결정적 국면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정의당은 애초 “검·경 수사에서 새로운 문제가 드러나면 그때 특검을 논의해도 될 일”이라며 야권의 특검 추진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물론 정의당과 공동 교섭단체(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를 구성한 민주평화당까지 야3당 공조 체제를 형성해 드루킹 사건의 특검과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함에 따라, 정의당 내에선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여야는 지난 5월 18일 드루킹 특검법에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최종 합의했고, 특검법은 같은 달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렇게 출범한 드루킹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노 원내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주목했다.
특검에 따르면, 노 원내대표는 드루킹 측근이자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 변호사(61)로부터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4600여만 원을 받은 의혹을 받는다.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 원의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이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해당 의혹을 언급하며 “드루킹 특검을 반대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드루킹 측으로부터 어떠한 불법자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해온 노 원내대표는 23일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원내대표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으로 충격에 빠진 정의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본청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고인과 관련된 억측과 무분별한 취재를 삼가주시기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