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마지막 메시지는 ‘삼성 백혈병·KTX 승무원’…끝까지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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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23일 15시 55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진보정치를 대표하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마지막까지 노동자를 위한 메시지를 준비했었다.

노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9시30분 정의당 상무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불참했다. 대신 정의당은 노 원내대표의 메시지를 서면으로 전했다.

노 원내대표는 서면 발언을 통해 “삼성전자 등 반도체사업장에서 백혈병 및 각종 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조정합의가 이뤄졌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다”며 “그동안 이 사안을 사회적으로 공감시키고 그 해결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단체인 ‘반올림’과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KTX 승무원들 역시 10여년의 복직투쟁을 마감하고 180여명이 코레일 사원으로 입사하게 됐다. 입사한 뒤 정규직 전환이라는 말을 믿고 일해 왔는데 자회사로 옮기라는 지시를 듣고 싸움을 시작한지 12년 만”이라며 “오랜 기간 투쟁해 온 KTX 승무원 노동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안 모두 앞으로 최종 합의 및 입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년이나 끌게 만들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공기업의 태도가 12년 동안이나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는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전, 정의당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됐다.

노 원내대표가 숨진 채 발견된 시각은 이날 오전 9시 38분쯤. 그가 회의에 참석했다면 해당 메시지를 읽었을 수도 있던 시간이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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