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과 관련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민병삼 100기무부대장(대령·육사 43기)은 25일 “만약 (제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한다면, 일개 대령이 ‘장관님이 이런 말씀을 했다’고 얘기하는 그 자체가 목숨이 10개라도 모자라는 거다. 아니, 어떻게 꾸며낼 수 있겠는가?”라며 송 장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6일 방송된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와 박선영 PD가 전날 민 대령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민 대령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다.
앞서 민 대령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영무)장관이 7월 9일 오전 간담회에서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 보니 (계엄 문건이)문제될 게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 보라’고 했다”고 증언했고, 송 장관이 “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까지 지낸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하겠나”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민 대령은 이에 대해 “(송 장관 발언을)정확히 적었다. 우리 기무사와 관련된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저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 적었다. 그날 두 차례 걸쳐서 우리 기무사와 관련된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제가 거짓말을 한다면 감히 (청와대)안보실 1차장을 앞에 놓고 소설을 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장이라고 거짓말 안 하고 대령이라고 거짓말하라는 건 없지 않나. 모든 대장들은 거짓말 안 하나? 대령들은 거짓말 하고?”라며 “어떻게 꾸며낼 수 있겠나? 감사원장이 법조계 자문을 받았다는 걸 어떻게 알고 꾸며낼 수 있겠나? (만약 거짓말이라면 함께 있었던 청와대) 안보실장이 당연히 명예훼손이나 이런 걸로 저한테 소송을 걸어야지”라고 말했다.
민 대령은 계엄 문건 작성을 누가 지시했느냐고 보느냐는 질문엔 “상식선으로 말씀드리겠다. 계엄은 군이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경찰, 검찰 그리고 국정원. 계엄령을 내리는 것은 통수권자”라며 “당시 한민구 장관께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에서도 검토해 보라고 했고 법무관리실에서도 검토를 해 보라고 했다고 그러더라. (검토를) 한 것이 약간 미흡하니까 그럼 기무사에서 해 봐라(라고 했다더라). 장관의 지시인데 군인의 생명은 상명하복 아닌가? (한민구 장관이) 시키지 않았으면 안 했다. 당연히”라고 답했다.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에서 대령이 장관 말을 정면 반박하는 ‘하극상’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진실을 말하는 것이 하극상이라면 대한민국에 있는 어느 군인이 상관한테 옳은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저는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대령은 23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는 앞서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1987년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인은 언제든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배웠다. 다만 걱정되는 건 진실이 진실이 되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이 말하는 게 곧 진실이 될까봐 그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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