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퇴근길 시민과 ‘호프미팅’
편의점 점주-청년구직자 등과 대화
“업종-지역별 속도조절 필요” 지적에 文대통령 “무겁게 생각… 보완할 것”
26일 오후 7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의 한 호프집에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섰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대화 자리인 줄 알고 호프 미팅에 참석했던 편의점 점주와 음식점 사장, 청년 구직자 등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대통령은 “다들 좀 놀라셨죠”라며 웃었다. 이날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행사는 “일 끝나면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2012년 대선공약에 따라 준비된 행사. 문 대통령은 “오늘 아무런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고 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환 씨의 건배사 ‘아싸’를 외치며 맥주잔을 맞댔다. 이 씨는 “대통령이 대한민국 사람들을 다 아끼고 사랑해 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아픈 곳’을 찌르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씨는 “최저임금은 좀 (더) 성장해서 주면 된다.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근로자만도 못한 실적이라 될 수 있으면 종업원 안 쓰려 하고, 그러다 보니 일자리 창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사장인 정광천 씨는 “(최저임금 1만 원에) 집착하는 부분이 있는데, 업종별로 지역별로 개별적으로 속도 조절을 할 필요는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퇴근 후 호프집을 찾았다가 즉석에서 호프 미팅에 합류한 대림산업 직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유가 생겨서 좋다”면서도 “주 52시간 근무로 공사기일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예정됐던 한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8시 40분이 돼서야 끝난 이날 행사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참석했다. 박 회장은 “대기업들이 잘하겠다”며 “임금 낮은 분들의 임금을 올리는 건 좋은데, 다른 정책도 같이 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구조개혁은 참 힘들다”면서도 “과거 주 5일 근무제도 기업이 감당할 수 있겠냐 호소했지만 어려움을 딛고 결국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 문제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굉장히 무겁게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보완해나갈 것이고,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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