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영결식…목 메인 문희상 “제가 왜 노 의원 영결사를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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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27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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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희상 국회의장(동아일보)
사진=문희상 국회의장(동아일보)
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국회에서 진행된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은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가.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가”라며 슬픔을 표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진행된 노 의원의 영결식 영결사에서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만류에도 거대 권력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라며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서도 노동자의 삶을 함께 아파했고 사회적 약자의 승리를 함께 기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본질이 못가진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경기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서슬 퍼렇던 유신에 항거했다. 보장된 주류의 편안한 삶 대신 민주주의와 노동현장에서 온몸을 던져 투쟁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낡은 구두, 오래된 셔츠와 넥타이가 말해주는 대중정치인의 검소함과 청렴함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었다.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돼주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곳 국회에는 한여름 처연한 매미 울음만 가득하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가.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건가”라며 목메인 모습을 보였다.

문 의장은 “태양빛 가득한 계절이건만 우리 모두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선 듯 참담한 심정으로 모여 있다”라며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에서 본청입구에서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이 보일 듯하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도 여유 가득한 표정의 우리 동료, 노 의원님을 만날 것만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감이 나지 않다. 믿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는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다.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이 가시질 않다”라며 “차마 이 길을 선택한 노 의원님의 고뇌와 번민, 회한과 고통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 눈물만 흐를 뿐이다.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제 평생을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시길”이라며 “당신이 한국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것”이라고 애도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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