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큰 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새로 선출된 민선 제7기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이달 1일 임기를 시작한 시도지사들이 앞으로 4년간 시정과 도정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비전을 들어본다. 첫 회인 오거돈 부산시장 인터뷰는 30일 오전 8시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 프로그램의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 디 오프닝(The Opening)’ 코너에서도 방송된다.》
“부산시장은 제 운명입니다.”
민선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23년 만에 보수 텃밭을 갈아엎은 오거돈 부산시장(70)은 “시대가 사람을 만들고, 그 결과는 시민이 선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3전 4기의 성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고 이 운명은 또 하나의 사명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을 슬로건으로 내건 오 시장은 동아일보와 채널A가 18일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 장소를 부산신항이 내려다보이는 부산 강서구 성북동 부산신항만㈜ 4층 전망대로 직접 정했다. 가덕도가 바로 앞이었다.
부산은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접점 지역이다.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연결하는 가교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장점을 살려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오 시장의 꿈이다. 그 기초는 항만과 철도, 공항이 어우러진 트라이포트(Tri-port)다.
이 중 신공항은 오 시장이 이끌 부산시대의 핵심 키워드다. 취임 전후 ‘가덕신공항’이 핫이슈였다. 현재는 부산, 울산, 경남 시도지사들과 협의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공동 TF’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발톱을 숨긴 상태다. 4년 임기 동안 부산과 부산시민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오 시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선거를 전후해 ‘가덕신공항’이 뜨거운 감자였다.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한 템포 늦추고 있다. 많은 분들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류도시 부산에 세계적인 항만과 철도는 있으나 제대로 된 공항은 없다. 그래서 육해공의 트라이포트를 갖추기 위해 소음 없고 24시간 안전한 가덕신공항을 주창했다. 김해공항의 확장만으론 세계적인 항만도시, 해양도시를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정부는 김해신공항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며 정치적 결단을 했다. 저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백년대계의 공항을 짓는 데 이 결정이 잘못된 판단이란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김해신공항의 결정 과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했는지를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 출발이 TF다. 여러분의 참여와 공감 속에 국가의 발전과 물류산업 육성에 어떤 것이 더 나은지 결론이 나오길 기대한다.”
―업무 첫날 취임식을 취소하고 바로 재해 위험지역 현장으로 달려갔다. 안전한 도시 부산을 시민명령 1호라고 했다.
“시민의 재산을 지키는 안전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과제다. 시에 시민안전혁신실을 만들고,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관내 도시고속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는데 시민이 바로 신고해 큰 사고를 막았다. 시민들과 함께 안전 문제에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겠다.”
―부산은 제2의 도시지만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하위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 주력하겠다. 전통적인 조선, 자동차, 철강 같은 산업에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해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 부산에는 참여정부 때 조성한 혁신도시가 해양, 금융, 영화영상 등 3개 분야로 특화돼 있다. 그러나 이들 공공기관이 이전만 했을 뿐 지역 발전이나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도시 시즌2를 추진할 방침이다.”
―일자리는 전국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부산의 청년들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다.
“청년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청년창업 지구를 만들어 나가겠다. 부산에는 1년에 1500개 정도 창업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스타트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할 수 있는 정책의 장도 마련하겠다.”
―시민과 소통을 원활히 하고 정책 건의를 받아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온라인 소통창구 ‘OK 1번가’를 개설해 인수위원회 기간 동안 다양한 정책 제안을 받았다. 현재도 계속 운영 중이다. ‘OK’는 내 성과 이름 앞 자를 딴 별명이다. 부산 각지를 돌며 시민 의견을 듣는 ‘시민행복 소통버스’도 운영 중이다. ‘초심을 잃지 말고 끝까지 시민 의견을 경청해 달라’는 당부가 많은 만큼 온·오프라인 창구를 잘 챙기겠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그리고 부산시장으로서 문 대통령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부산시 내무국장으로 있을 당시 부산민주공원 조성이 현안이었다. 그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이 재야 쪽 대표로서 저의 카운터파트였다. 그 만남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실정치는 논리나 이론만으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계속 소통하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했으면 좋겠다. 국가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지방에도 자율적인 경제권이 중요하다. 경제권의 한 축이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남해안권, 동남권이다. 이 지역이 서울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균형 국가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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