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과 지도부가 1일 국회에서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을 갖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후보, 송영길
후보, 추미애 대표, 노웅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 김진표 후보.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인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의원(선거 기호 순)이 노골적으로 ‘친문(친문재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대표 후보 3인 중 유일한 호남(전남 고흥) 출신인 송 의원은 1일 전대 출정식을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열었다. 친문 표심을 자극하면서 영호남 통합론을 펴겠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상가에서 울면서 다짐했다. 못 지켜서 미안하단 말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친문 핵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에게 정책 자문을 했다는 의혹을 변호사인 양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관련 의혹은) 한마디로 침소봉대”라며 “지난 대선은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굳건했었는데 드루킹이라는 자에게 의존하면서 정책을, 공약을 만들었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폭력조직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사실상 탈당을 요구하면서 친문 표를 의식해 김 지사에겐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의원은 선거 캐치프레이즈에 ‘강한 민주당, 오직 문재인, 결국 이해찬’이라며 아예 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고 나섰다.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타 후보의 주장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있을 때 제가 총리여서 당정청 협의를 많이 했다. 격의 없이 대화하는 관계”라고 반박했다.
이렇게 당 대표 후보들의 친문 마케팅은 사실 전해철 의원 등 진짜배기 친문 후보가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풍경이기도 하다. 한 친문 재선 의원은 “엄밀히 말해 송, 김 후보는 뒤늦게 친문에 합류했고, 이 의원은 친문이라기보다는 친노(친노무현) 어른”이라며 “친문 후보는 없는데 친문을 외치는 후보들만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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