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AI-미래차-바이오 등 올해 예산 3조원에서 크게 늘어
개인정보보호법 등 규제완화 관건
정부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혁신성장의 기반이 될 산업을 키우기 위해 내년에 5조 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포용적 성장’을 새로운 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우며 혁신성장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겠다고 밝힌 지 21일 만이다.
정부는 13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년에 플랫폼 경제를 위한 전략 투자에 1조5000억 원, 8대 선도사업에 3조5000억 원 등 총 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관련 예산 3조 원보다 66% 늘어난 것이다.
혁신성장 관련 산업 중 플랫폼 경제는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프라를 의미한다. 8대 선도사업은 △미래 자동차 △드론 △에너지신산업 △바이오 헬스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핀테크 등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력 산업으로 보는 미래 먹거리다.
정부는 우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스타트업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통망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기업이 마케팅과 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통, 환경 등 분야별로 데이터를 가공해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급격한 유가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수소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이를 보관 및 운송하는 유통체계도 마련한다. 정부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해외 유명 연구소나 학교, 기업 등과 1만 명의 플랫폼 경제 전문가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어 정부는 8대 선도산업에 속하는 자율주행차 보급을 위해 도로 인프라를 만들고 태양광 시설 설치를 지원해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나선다. 빅데이터와 AI로 농장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스마트팜 확대에도 1300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혁신성장 과제들은 대부분 규제개혁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관료들의 복지부동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빅데이터를 기업이 활용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나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은산분리는 이전 정부에서도 대표적인 규제 개혁 과제로 완화를 추진했지만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에 번번이 좌절됐다.
김 부총리는 “혁신은 새로운 것을 하려는 도전과 용기이므로 지금까지와 다른 시각이나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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