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육군 병장 김모 씨(28)는 2016년 전역 직후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영대에 복학하며 한국군 복무 기록을 제출했다. 서류에 기재된 구체적 복무 이력을 살펴본 대학 측은 김 씨에게 리더십 3학점, 체력단련 3학점 등 총 6학점을 부여했다. 미군이 아닌 한국군에서의 경험이지만 이를 학교 외부에서의 유의미한 학습 활동으로 인정하고 세부 내용을 평가해 학점을 준 것이다.
앞으로 국내 대학에서도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병사들이 김 씨처럼 복무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방부는 20일 전국 12개 대학과 ‘군복무 경험 학점 인정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참여 대학은 강원도립대, 건양대, 경기과학기술대, 경인교대, 구미대, 극동대, 대구보건대, 대덕대, 대전대, 상지영서대, 인하공업전문대, 전남과학대다.
국방부는 군 복무 경험 중 어떤 부분에 학점을 부여할지, 최대 몇 학점을 인정할지 등 구체적 내용은 참여 대학들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분대장 경험을 리더십 과목으로 분류하거나 평창 겨울올림픽 등 국제행사 지원 경험을 ‘사회봉사’ 과목으로 분류해 각각 3학점을 주는 방식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A, B학점 등으로 성적을 차등화하는 대신 ‘Pass(합격) 또는 Fail(불합격)’ 형식으로 학점을 주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미 미국 대학 등 학위 수여 기관 6000여 곳 중 2740곳 이상은 군 복무 경험을 기관별로 자체 평가한 뒤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 조지워싱턴대는 군 복무 경험을 포함한 학교 외부 활동을 자체 평가를 거쳐 최대 60학점까지 인정해 준다.
국방부는 학점으로 인정 가능한 군 복무 경험을 목록으로 만들고, 대학들이 학점 부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병사 복무 이력을 군 경력 증명서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3월부터 12개 대학에서 군 복무 경험 학점 인정제를 실시한 뒤 적용 대학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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